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오랜 기간 연극계를 지켜온 우리시대 대표 원로 배우 박 웅을 기리는 연극 '박 웅의 수상한 수업'이 오는 17일 막을 연다.
'사랑은 비를 타고' '달고나' 등 국내 창작뮤지컬 극작의 대모로 불리는 오은희 작가가 10여년 만에 배우 박 웅만을 위한 맞춤 희곡으로 '수상한 수업'을 창작했다.
'박 웅의 수상한 수업'은 고립된 무인 등대섬에서 한 노 신사와 젊은 연극인이 어딘가 수상한 연기수업을 약속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연극계의 스타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유진원에게 어느 날 하루 일당 100만 원 씩 주겠다며 연기를 가르쳐 달라는 전직 부장판사 '노교수'가 찾아온다. 100만원에 혹해 어쩔 수 없이 제안을 받아들인 유진원은 노교수의 연기 수업을 위해 무인등대섬에 들어간다. 나이 많은 노교수는 발성도 신체훈련도 잘 안돼 유진원의 애를 먹인다.
바닷가에서 30일의 시간을 함께 지내면서 이들에게 소름 끼치도록 놀라운 인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숨겨진 과거사가를 통해 이들의 비밀이 드러나고 뼈아픈 진실을 마주하게 되지만 상대방을 조금씩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지난날의 아픔을 치유해 나간다. 오은희 작가 특유의 촘촘한 인물 관계와 치밀한 에피소드들은 긴장감을 더하고 반전의 묘미를 살린다.
박 웅은 지난 1977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로 동아연극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연극배우협회,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대학로 문화발전위원회 이사장을 역임하는 듯 한국 연극계 발전에 기여한 연극인이다.
중후한 아버지나 근엄한 경영인 역할 등으로 반듯하고 곧은 이미지를 선보였던 배우 박 웅이 노교수 역할로 숨겨진 매력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변신을 보여준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살짜기 옵서예'를 비롯해 연극, 영화 등에서 팔색조의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재만이 상대역으로 출연해 2인극으로 무대를 꾸민다.
국내 최초로 '오페라연극'이라는 장르를 소개하며 제13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음악극어워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신예 연출가 이주아가 연출을 맡았다. 예술의전당이 올해 기획한 'SAC 큐브 프리미어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오는 11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만5000원~4만원. (02)580-1300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