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임목폐기물 재활용 '뜨거운 감자'

임목폐기물 재활용 '뜨거운 감자'


정부, 기존 폐기물 분류에서 재활용 대상으로 변경
업계 "자원화 걸림돌·원자재 수급난 겪을 것"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임목폐기물 재활용을 두고 정부와 폐기물처리업체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도로나 공공택지 개발시 벌채가 필요한 임목을 폐기물로 보느냐, 원자재로 보느냐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갈등의 원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국무회의에 보고한 건설현장 임목폐기물 처리 개선계획에 따라 지난 7월 환경부, 산림청과 협의를 통해 임목폐기물에 대한 처리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임목폐기물이 그동안 폐기물로 분류돼 별도의 처리비용을 지급하고 처리했지만 산림조합을 통해 무상수거후 재활용하는 것으로 지침을 변경했다. 그러나 임목폐기물 재활용기업들의 단체인 목재재활용협회는 국토부의 지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목재재활용협회는 최근 국토부의 임목폐기물처리지침이 임목폐기물의 자원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지침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협회는 임지잔재의 경우 폐기물 처리 시설을 보유한 기업에서만 처리하도록 규정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 국토부가 산림조합에 임목폐기물 수거를 우선적으로 위탁키로 하면서 특정 기관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국토부는 임목폐기물이 재활용율이 높아 원자재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그동안 폐기물로 처리하면서 폐기물처리업체들에게 폐기물처리비를 지불해왔던 관행을 개선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또 국토부는 그동안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처리비를 받고 수거한 임목을 가공해 되팔아 이중적으로 이익을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국토부의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협회측은 3%에 불과하다던 임목폐기물 재활용율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폐기물로 처리됐던 임목폐기물 중 폐기물처리기업들을 통해 상당수가 재활용돼왔던 것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 폐기물 처리비용에는 벌목비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산림조합이 폐기물 처리비용보다 높은 벌목비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발주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업체들이 그동안 폐기물 처리비용을 받아왔지만 양질의 임목폐기물이 많이 발생하는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처리비용을 저렴하게 책정해왔다"며 "처리비보다 비싼 (산림조합의)벌목비가 오히려 경제적이라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폐목재 재활용 업체들도 산림조합이 독점적으로 임목폐기물을 유통할 경우 원가가 인상될 것을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폐기물 처리 기업들의 임목폐기물 1㎥당 처리 비용은 550원 수준인데 반해 산림조합의 벌목비는 700원선"이라며 "150원의 차이는 고스란히 사용자인 보드나 팰릿 제조사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측은 산림조합에만 임목폐기물 처리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공사현장에 따라 임목폐기물 처리 입찰을 거치는 등 기존 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있다며 산림조합에 독점공급하는 것은 아니라고 맞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현장의 임목폐기물은 조경수, 원목, 제재목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일부 현장에서 폐기물처리기업들이 무상으로 임목폐기물을 수거하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림조합의 무상수거에 대해서도 "이들(산림조합)이 무상 수거한 후 보드제조사와 우드팰릿 가공업계에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편 임목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업들은 예년보다 임목폐기물의 공급이 원활치 않아 수입산 원목과 칩, 야자껍질 등을 수입해 원자재를 충당하고 있는만큼 양측의 갈등 장기화로 원자재 수급난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