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시장에 불법 리베이트가 사라지면서 '알뜰폰(MVNO, 이동통신 재판매)'이 본격 부상하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회사들이 내놓기 어려운 값 싼 요금제와 다양한 보조금 지원등을 앞세워 단통법 이후 시장 점유율이 7%까지 급상승했다.
값싼 알뜰폰 시장이 급부상하는 것과 함께 이종통신 시장에서는 휴대폰 출고가도 줄줄이 인하되고 있어 단통법 이후 국내 통신시장에 통신 과소비 거품이 사라지는 추세가 자리잡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24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은 지난 2011년 1% 남짓의 시장 점유율로 사업을 본격화한이후 지난해 연말 4% 내외였던 알뜰폰시장 점유율이 단통법 도입 직후인 지난달 말에는 7.60%를 넘어 곧 8%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폰, 요금제·보조금 장점
CJ헬로모바일 관계자는 "단통법 실시 이후 가입 문의는 물론 실제 가입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광고, 홍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이 알뜰폰 시장에 기회가 되고 있는 이유는 '요금제에 따른 비례원칙'의 예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이동통신 3사는 9만원대 이상 요금제 가입자에게 최대 보조금을 지급하고 낮은 요금제를 쓸수록 비례에 맞춰 보조금을 적게 지급해야 한다. 반면 알뜰폰은 5만원대 요금제로도 최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어 값싼 요금제 사용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한달 5만원대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면 아이폰5 32기가 제품이나 LG전자 옵티머스G2는 공짜로 단말기를 받을 수 있다. 요금할인, 프로모션 할인을 적용받으면 매월 청구요금은 3만원대로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알뜰폰 업계는 이른 바 '스팟'성 일시 특판을 강화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최신형 갤럭시노트4를 60만원 내외에 판매하는가 하면 일부 알뜰폰 사업자들은 홈쇼핑을 통해 127cm(50인치)대 울트라 고화질(UHD) TV를 사은품으로 내걸기도 한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장이 오로지 보조금으로 움직여 아무리 좋은 요금제 상품을 내놔도 고객 호응이 없어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이제는 요금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면서 "더 많은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더욱 저렴한 요금제, 서비스 강화로 고객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존 통신3사 '견제구'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알뜰폰 수요가 급증하자 기존 통신3사도 단말기 가격을 내리고 지원금을 올리는 등 알뜰폰 견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통법 시행 후 출고가 자체가 인하한 단말기는 20여종이다. 아직까지는 저가폰이나 출시된지 반년 이상 지난 모델들이 다수지만 점점 최신폰에 대한 출고가 인하로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원금 확대가 아닌 출고가 자체가 인하되기 시작했다는 건 의미가 있는 변화"라며 "단통법이 시행되자마자 소비자들이 불만을 품었던 사안 중 하나가 공시지원금 상한선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는데 공시지원금 상향과 출고가 인하가 동시에 이뤄지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단말기 가격도 대폭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뜰폰의 성장과 함께 기존 이동통신 회사들도 요금과 서비스 경쟁에 나서는 추세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알뜰폰' 가입자 보호 강화
정부도 가입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는 등 알뜰폰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가계 통신비 절감이라는 대명제에 맞춰져 있는 단통법에 있어서도 알뜰폰의 확산은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