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유통업계 트렌드는 'SAVE'.
'SAVE'란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한 유통업체의 할인 행사(SALE)', '모바일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등 새로운 유통 트렌드 국내 시장 적용(Adaptation), '직구, 병행수입 등 소비 패턴 변화(Various purchase)',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한 이상기온(Early Season)' 의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롯데마트는 1일 "올 한해 장기 불황과 영업규제 속에서 소비 심리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유통업체들이 시장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며 이처럼 유통키워드를 선정했다.
올해는 '연중 세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 유통업체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가 많고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도 열렸지만 그 열기가 빠르게 식으며 업체들은 연말 결산 행사를 6개월 앞당겨 진행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이 지난 10월 일부 개선됐으며, 연말까지도 대형 할인 행사 등을 지속하고 있다.
또 모바일 시장의 성장과 요우커 특수도 올 유통가를 휩쓸었다.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증가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간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모바일 사용자가 급증했다. 올해 모바일몰 매출은 12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은 모바일 전용몰을 강화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유통 트렌드를 국내 소비시장에 적용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나날이 성장하는 요우커의 씀씀이로 올해 롯데마트의 중국인 매출은 처음으로 일본인을 추월했다.
해외 직구 등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도 두드러진다.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고,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유통업체들은 해외 직구로 빠져나간 고객을 잡기 위해 직구 편집샵을 운영하고, 병행수입을 통해 저렴한 제품을 공급했다. 특히 올해는 콜롬비아, 캐나다, 뉴질랜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다.
날씨 역시 유통업체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해 따뜻한 겨울 탓에 채소 작황은 풍년이었지만 수요가 부족해 채소 가격이 하락하는 '풍년의 역설'이 발생했다. 반면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수박, 참외 등 여름 과일은 조기 출하됐고, 여름 침구 행사도 작년보다 한 달 정도 빠르게 진행됐다.
정재우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영업 규제와 불황 등 악조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유통업체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며 "내년에도 대형 행사를 지속하고, 새로운 유통 환경에 대처하는 등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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