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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총출동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신스틸러 총출동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최근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 무대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연예인들이 많아지는가 하면, 오랫동안 공연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배우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진출하여 뛰어난 연기력과 독특한 개성으로 주연 이상의 주목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신스틸러(scene stealer) 가운데는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알고 보면 공연계에서 화려한 경력을 뽐내는 베테랑 배우들이 많다.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에 출연하고 있는 서현철, 서이숙, 황정민이 바로 이같은 경우다. 모든 배우가 완벽한 연기를 펼친다는 칭찬과 함께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라면 필모그래피가 대단할 것 같다'는 궁금증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바냐 역의 서현철은 최근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 하영춘(최화정 분)에게 가슴 절절한 프러포즈로 결혼 승낙을 얻어냈지만 결국 사기꾼이었던 한상길 역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애정 어린 원성을 샀으며 '신델레라 언니'에서는 강숙(이미숙 분)의 동거남으로 술만 마시면 강숙을 때리지만 딸 은조(문근영 분)에게는 애틋한 아버지였던 장씨,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는 대왕대비(김영애 분)의 외척 세력이었던 심산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공연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생활연기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가 유명한 베테랑 배우로 '동아 연극상 신인상' '한국연출가협회 신춘문예 최우수연기상' '골든디스크어워드 연극 남자 배우상'등 국내 유명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 받았다.

마샤 역의 서이숙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고양이는 있다'에서 자린고비 남편 병수(이재용 분)때문에 사사건건 갈등을 빚으면서도 자식을 위해서는 악바리가 될 수 밖에 없는 이 시대의 어머니를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으며 '야경꾼 일지'에서는 청수대비 역할로 근엄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또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강직함과 인간미를 모두 갖춰 모두의 존경을 샀지만 결국 모두를 배신하는 미스터리한 여자 경찰 서장역을 맡아 긴장감 넘치는 연기를 선사한 반면 '일말의 순정'에서는 자아도취에 빠진 노처녀 선생님 역을,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는 걸쭉한 19금 농담을 능청스럽게 던지며 웃음을 자아내는 산골 마을 아낙 역으로, 각기 다른 웃음을 선사했다. 매 작품마다 전혀 다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타공인 신스틸러로 입지를 굳힌 그녀는 이미 연극계에서는 '동아 연극상 연기상' '김동훈 연극상' '전국연극제 연기상' '대한민국연극제 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한 검증된 배우다.

신스틸러 총출동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왼쪽부터 서현철, 서이숙, 황정민. (사진=연극열전 제공)

소냐 역의 황정민은 영화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카트'에서는 웃음을 잃지 않는 분위기 메이커 노조원으로,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는 영민(조정석 분)의 신혼을 질투하는 주민센터동장으로 출연했다. 여린 감성을 지닌 엄마와 신념에 가득 찬 광적인 기독교인의 이중적인 모습으로 영화팬을 단번에 사로잡은 영화 '밍크코트'와 감독 장준환이 배우 황정민을 위해 만들었다는 영화 '지구를 지켜라'도 그녀의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필모그래피다.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상' '동아 연극상 연기상'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최우수 여자 연기상'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여우주연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 여자 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극과 영화계에서도 이미 실력을 인정 받았다.


이런 '연기의 신'들이 대거 출연하는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는 2013년 토니 어워드 최고 작품상 등 8개의 걸출한 시상식에서 총 9개 부문을 수상하고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은 2013년 브로드웨이 최고의 화제작이다.

유식한 대학교수 부모님으로부터 안톤 체홉의 희곡에 등장하는 '바냐'와 '소냐'와 '마샤'라는 이름을 선물(?) 받은 세 남매와 범상치 않은 주변 인물들이 펼치는 '절망'적인 해프닝을 통해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하며 삶의 통찰력을 선사하는 세련된 코미디이다. 더불어 작품 곳곳에 정교하게 배치된 체홉의 대표작을 발견하는 지적 유희까지 즐길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공연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월 4일까지 (02)766-6007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