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규모 작년 2배… '삼성 효과' 톡톡
올해 주식시장은 '박스피(코스피+박스권)' 오명을 벗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중소형주 중심의 장세가 형성되면서 코스닥 종목의 수익률은 비교적 좋았다. 이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은 '풍년'이었다. 삼성그룹의 굵직한 계열사들이 국내 증시에 속속 입성하면서 IPO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펀드시장은 정부 배당강화 정책 등으로 펀드투자 메가트렌드가 대형성장주 위주에서 배당주.가치주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채권시장은 공급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양극화 현상이 이어졌다. '2014년 자본시장 결산'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자본시장을 되돌아본다. <편집자주>
'풍년'. 2014년 기업공개(IPO) 시장을 대변하는 단어다.
삼성에스디에스, 제일모직 등 굵직한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입성했고, 남다른 기술력을 보유한 강소기업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상장 이후 급등하는 주가를 보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투자자도 몰렸다. 공모청약 경쟁률은 1000대 1을 넘기는 사례가 속출했다.
■IPO 규모 전년의 2배 ↑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11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상장사는 총 44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공모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약 2조7394억원 규모다. 다만 이는 공모규모가 1조5237억원에 달하는 제일모직(1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12월 중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코스닥 상장예정기업 18개사를 포함하면 공모규모는 4조3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IPO 시장은 지난 2012년 이후 2년간 기근에 시달렸다. 2012년 한 해 동안 IPO 건수는 총 28건에 불과했다. 이조차 휴비스(2001억원), CJ헬로비전(2932억원) 등을 제외하곤 공모규모가 1000억원 이상인 IPO가 없었고, 공모규모는 1조93억원에 그쳤다. 2013년(40개사)에도 현대로템(6223억원)을 빼곤 모두 소규모 IPO가 이어져 공모규모는 1조3096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야말로 '대어급' IPO가 줄을 이었다.
상반기 BGF리테일이 2525억원가량을 IPO를 통해 조달했고, 하반기 들어선 쿠쿠전자(2548억원), 삼성에스디에스(1조1589억원), 씨에스윈드(2566억원), 제일모직(1조5237억원) 등이 연이어 등장했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시장 등장이 IPO 풍년에 결정적인 이유였다.
■청약경쟁률 '1389.86대 1'
공모주에 대한 인기도 '절정'을 이뤘다.
청약을 통해 공모주를 손에 쥐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정도로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실제 올 한 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감마누는 지난 8월 4~5일 진행한 공모청약에서 1389.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오이솔루션(1253.41대 1), 트루윈(1018.09대 1) 등도 모두 1000대 1을 넘겼다.
올 들어 공모주가 이처럼 인기를 끌게 된 데는 1번 타자로 나선 한국정보인증의 남다른 수익률이 한몫했다. 한국정보인증은 공모가 1800원에 상장한 이후 공모가 대비 61.11% 높은 29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면서 투자자에게 적잖은 수익률을 안겼다. 이어 2월 27일 상장한 오이솔루션 역시 공모가 1만원 대비 정확히 2배 높은 2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또 올해엔 유달리 증권사들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의 상장도 줄을 이었다. 지난해 스팩이 3곳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 4곳에 이어 7월 1곳, 8월 3곳, 9월 7곳, 10월 9곳, 11월 5곳 등 전년의 8배가 넘는 스팩이 상장에 나섰다. 12월에도 3곳의 스팩이 공모청약을 진행했거나 대기 중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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