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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가요결산①] SM-YG-JYP 올 한 해 성적표는?



올 한 해도 가요계는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신곡을 발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잊혔던 원조 가수들이 대거 컴백을 선언하며 가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시대가 흐르면서 가요계 판도에도 변화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위 ‘가요 3대 기획사’라 불리는 SM, YG, JYP 엔터테인먼트의 2014년도 한 해는 어땠을까.

◇ ‘이제는 열애시대’ SM 엔터테인먼트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가요 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맞이했고 그 시작은 간판 걸그룹 소녀시대였다.

새해 벽두부터 소녀시대 멤버 윤아가 이승기와의 열애를 인정한 것을 시작으로 수영-정경호, 티파니-닉쿤이 공식 연인임을 알렸고 태연은 같은 소속사 식구 그룹 엑소(EXO)의 백현과 열애를 인정했다.

더군다나 재미교포 금융인 타일러 권과 열애설에 휩싸인 제시카가 급기야 지난 9월 개인 사업에 관한 소속사와의 의견 충돌로 소녀시대를 탈퇴, 그 동안 우리나라 대표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국민 걸그룹’은 올 한 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음원 성적에서도 약간 아쉽다. 지난 2월 소녀시대가 발표한 ‘미스터 미스터(MR.MR)’는 2NE1의 파상공세에 밀려나갔으며 지난 9월 유닛 태티서의 ‘할라(Holler)’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히트곡이라 부르기에는 애매했다.

후배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 설리는 다이나믹듀오 최자와 열애설에 휩싸이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수차례 의혹에도 끝없이 부인했던 두 사람은 그러나, 전대미문의 잃어버린 지갑 속 스티커 사진 사건과 슈퍼문 데이트 현장 포착 등에 끝내 굴복하며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그 와중에 무차별적인 악플과 루머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온 설리는 지난 7월 돌연 연예 활동 중단을 선언, 연예계 은퇴설까지 제기됐지만 지난 10월말 영화 ‘패션왕’ 언론시사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우려를 종식시켰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설리의 활동 중단으로 당시 발표했던 에프엑스 정규 3집 ‘레드 라이트(Red Light)’는 큰 빛을 보지 못하고 활동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뮤지컬 ‘삼총사’에서 연을 맺으며 지난 9월 말 열애 사실을 인정한 슈퍼주니어 멤버 성민과 배우 김사은은 지난 12월13일 결혼식을 올렸다. 이로써 성민은 걸그룹 원더걸스 선예 이후 두 번째로 결혼식을 올린 현역 아이돌이 됐다.

슈퍼주니어는 지난 8월 정규 7집 ‘마마시타(MAMACITA)’를 발매, 높은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멤버 규현은 지난 11월 첫 솔로 활동에 나선 ‘광화문에서’가 좋은 평가를 얻으며 차세대 발라드 황태자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으르렁’을 포함한 정규 1집과 리패키지 앨범으로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세우며 12년 만에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엑소는 올해 미니앨범 ‘중독(Overdose)’를 발표, 선주문량만 65만장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지만 중국인 멤버 크리스와 루한이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 평탄하지만은 않은 한 해를 보내게 됐다.

◇ ‘비 온 뒤 맑음’ YG 엔터테인먼트

개성 넘치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포진한 YG 엔터테인먼트는 걸그룹 2EN1 멤버 박봄이 지난 2010년 마약 밀반입 혐의로 입건 유예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세간의 충격을 안겼다.

앞서 지난 2월 정규앨범 ‘크러쉬(CRUSH)’를 발표한 2EN1은 자신들과 함께 국내 걸그룹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소녀시대의 ‘미스터 미스터(MR.MR)’와 정면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월드 투어까지 성황리에 마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박봄이 암페타민(필로폰과 유사 서분의 마약류)을 복용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미국에서 반입을 시도했던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결국 활동 중단은 물론, 출연하고 있던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까지 하차하게 됐다. 양현석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악동뮤지션-위너-2NE1-지디X태양-에픽하이 (사진=스타엔DB, YG엔터테인먼트)

더군다나 같은 소속사인 빅뱅의 지드래곤이 지난 2011년 대마초 흡연으로 적발돼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던 만큼 잇따른 마약 논란에 YG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하지만 ‘괴물신인’ 악동뮤지션의 첫 정규앨범이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빅뱅 멤버 태양의 2집 솔로 타이틀곡 ‘눈,코,입’이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며 YG 엔터테인먼트의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 8월에는 신인 그룹 위너가 본격적인 데뷔 활동에 나서 데뷔곡 ‘공허해’가 국내 음원차트를 휩쓴 것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괴물 신인’의 바통을 이어갔으며 10월에는 3년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 에픽하이의 ‘헤픈엔딩’이 차트를 관통하는 데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유닛 그룹이 대거 출격하며 신선함을 안겼다. 악동뮤지션의 이수현과 가수 이하이가 결성한 하이수현의 ‘나는 달라’, 빅뱅 지드래곤과 태양의 만남인 지디X태양의 ‘굿보이’ 등이 차례로 차트를 점령했다.

이외에도 ‘믹스앤매치’를 통해 탄생한 새 보이그룹 아이콘(iKON)이 데뷔 전부터 뜨거운 인기를 구가하는 등 YG 엔터테인먼트는 전방위적 활동에서 대부분 성공을 거두며 연말 가요 시상식 주요 부문 수상을 휩쓸며 순항 중이다.

◇ ‘3대 가요 기획사는 옛 말?’ JYP 엔터테인먼트

안타깝게도 JYP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부터 여전히 위기의 연속이다. 회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수들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할뿐더러 국내에서는 얼굴조차 보기가 힘든 상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은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다. 올해 초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농구 편에 출연한 박진영은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 심사위원으로 꾸준히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반해 간판 걸그룹 원더걸스는 멤버 선예의 결혼과 지난 2013년 12월 멤버 소희가 팀을 탈퇴하면서 현재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2PM-갓세븐-선미-예은 (사진=스타엔DB)

원더걸스를 탈퇴했다가 다시 솔로 가수로 돌아온 선미가 지난 2월 발표한 ‘보름달’과 원년멤버 예은이 지난 7월 ‘핫펠트’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에 나섰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돌리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지난해 11월 2집 ‘허시(Hush)’를 발표한 미쓰에이는 올해 완전체 활동 없이 개별 스케줄만 소화하는 휴식기를 가졌다. 멤버 수지가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치고 올라오는 차세대 걸그룹들이 있기에 1년간에 휴식이 마냥 반갑지 않다.

지난해 정규 3집 ‘그로운(GROWN)’을 내놨으나 큰 반향을 얻지 못한 2PM은 지난 9월 정규 4집 ‘미친거 아니야?’를 발표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기를 못 핀 채 활동을 마무리, 일본을 비롯한 해외 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사실상 올해 JYP 엔터테인먼트의 역량은 2PM 이후 약 6년 만에 선보인 신인 보이 그룹 갓세븐에 집중됐다.
하지만 갓세븐이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정상궤도에 안착하지 못하면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고 올해 첫 가요 시상식이었던 ‘2014 멜론 뮤직 어워드(MMA)’에서 JYP 엔터테인먼트는 단 한 팀도 수상하지 못했다.

회사 경영 악화와 내부 인사들의 이직 등으로 안팎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JYP 엔터테인먼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 서울-홍콩-도쿄 등 아시아 3개국에서 합동 콘서트인 ‘2014 JYP NATION-ONE MIC’를 개최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하지만 한 때 가요계 3대 기획사라 불리며 SM-YG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시절에 비해 그 위용이 많이 무뎌진 것은 사실. 올해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 이름의 무게를 짊어질 여력이 다소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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