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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 운임지수 급등에도 해운업계 "실제 오를지 미지수"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최근 100%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기뻐해야 할 해운업계는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무슨 이유일까.

21일 한국선주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중국 상하이발 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중 유럽 노선 운임지수는 1353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 719를 기록하던 것과 비교하면 88.18%나 상승한 셈이다. 지난 8월 7일(1455) 이후 최고 수준이며 유럽구간 SCFI가 1300선을 기록하기는 지난달 6일(1312) 이후 처음이다. 미주 구간 SCFI도 일주일새 23% 넘게 뛰었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표정은 시큰둥하다.

이유는 운임지수가 급등하긴 했지만 지속적인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운임지수 급등은 얼마전 해운사들의 운임 인상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화주들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주요 글로벌 해운사들은 아시아~유럽 항로의 운임을 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당 500~700달러 인상하는 내용의 운임인상안(GRI)을 발표했다.

지속적인 운임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서 탈피하기 위해 화주들에게 운임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실제 지난주 상하이발 유럽행의 실제 컨테이너선 운임은 전주 대비 TEU당 20달러 하락한 7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2월 동일노선 운임이 TEU당 평균 1300달러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45%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그렇지만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은 모습이다.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GRI 실시 때 운임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면서 운임지수도 급등한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많지 않고 이로 인해 해운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도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0월 말에도 GRI 실시와 함께 유럽 SCFI가 697에서 1312로 급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739으로 주저앉았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도 운임 상승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료유가 하락이 해운사들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지면서 화주들이 운임 상승 요구에 난색을 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