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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리] 발렌시아가, 패션을 건축하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발렌시아가 창시자 디자이너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의상을 건축하는 디자이너다. 옷의 구조를 설계하고 몸 위에 천으로 형태를 짓는다. 그의 작업 과정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건축과 닮았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궁극적인 소매 형태를 위해 평생을 바친 완벽주의자다.

"발렌시아가는 구상, 재단, 봉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상 제작 과정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디자이너다" 디자이너 샤넬의 말이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그는 같은시대 활동했던 디자이너 샤넬, 스키아파렐리, 지방시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1895년 스페인 바스크 케타리아에서 태어났다. 12세 무렵 스페인 산 세바스찬에 위치한 테일러 고메즈 하우스에서 도제 훈련을 받고 패션계에 입문했다. 그곳에서 엄격한 영국식 재단법을 배우며 완벽주의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 세계를 형성했다.

▲ 발렌시아가 로고 / 스타일뉴스

1911년 발렌시아가는 파리 루브르 백화점 산 세바스찬 지점에서 여성복 정장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어 1919년에 스페인 산 세바스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독립 스튜디오를 열었다. 1920년 매장은 위치를 옮기고 어머니의 이름을 딴 '에이사' 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발렌시아가가 만든 옷을 입기 위해 왕가를 비롯한 스페인 최상류층 고객들이 찾았다.

그는 1937년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 파리로 옮겨와 자신의 엄격한 기준으로 우아함과 기품을 갖춘 최고의 의상을 제작하는데 몰두했다. 발렌시아가는 까다로운 최상류층 고객들에게 완벽한 품질의 의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전에 없던 여성복의 새로운 라인 등장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발렌시아가는 의상 안에서 인체의 움직임을 해방시켰다. 완벽한 실루엣을 위해 복잡한 재단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했다. 이는 여성의 인체 위 완벽하게 설계된 의상으로 표현되었다. 발렌시아가의 트레이드 마크가인 목선을 노출시킨 데콜테 네크라인과 양 옆으로 넓게 퍼진 형태인 스탠드 어웨이 칼라가 대표적이다. 일명 브레이슬릿 소매라고도 불리는 칠부 길이의 소매도 유명하다.

1951년 가을 컬렉션에서 발표한 ‘세미 피티드 슈트’는 여성 패션에 대변혁을 가져왔다. 완벽한 비례로 만든 발렌시아가의 구조적 슈트는 대표적 아이템이다. 그 이후 허리를 엉덩이 라인까지 내린 ‘튜닉 드레스’, 사다리꼴의 ‘베이비 돌 드레스’ 등을 발표한다. 그 전까지의 여성복에서 상상할 수 없던 허리선을 감추는 라인들이 주를 이뤘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1960년대에 이르러 발렌시아가는 극도의 단순성을 드러내는 발렌시아가의 의상들이 탄생했다. 발렌시아가는 마치 대리석으로 작업하는 조각가와 같은 방식으로 직물을 사용했다. 그중 웨딩드레스는 단순하고 절제된 순수한 형식에서 우러나오는 우아함을 보여준 발렌시아가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두껍고 뻣뻣한 가자 실크 소재 웨딩드레스는 직물이라기 보단 강철 덩어리처럼 보였다.

가장 전통 있고 트렌디한 명품 브랜드

▲ 알렉산더 왕(왼쪽), 니콜라 펠츠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발렌시아가는 가방브랜드로 알려질 만큼 유명한 가방 제품이 많다. 대표적인 '모터백' 정식 명칭 '아레나'는 품절 사태를 일으킬만큼 널리 알려졌다. 사실 발렌시아가는 의상으로 더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를 계승하고 변신하고자 2013년 가장 트렌디한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을 영입해 변화를 꾀한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알렉산더 왕은 유서 깊은 발렌시아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쓰기 시작한다. 발렌시아가의 중후함에 실용성과 현대성, 스포티즘을 가미했다. 그만의 현대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2015 봄/여름 발렌시아가 컬렉션에서 알렉산더 왕 특유의 스포츠 정신을 만나볼 수 있다. 사이클링 선수들의 유니폼에서 영감 받은 망사 소재가 대표적이다. 자전거 체인이 팔찌와 핸드백의 핸들로 활용되었다.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미래적인 실루엣이나 자세히 보면 아주 많은 디테일이 더해졌다. 망사가 얽혀있는 모습은 마치 바다 성게를 연상시킨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컬러는 블랙, 화이트에 라이락, 블러시 핑크가 주를 이룬다. 여성스러운 컬러를 남성적인 소재와 엮어 독특한 느낌을 준다. 실루엣은 크게 사다리꼴 형태와 기둥 형태의 실루엣이 주를 이룬다. 타이트하게 붙어 주름 잡힌 소매는 우아한 느낌을 더했다. 형태의 실루엣이 주를 이룬다.
타이트하게 붙어 주름 잡힌 소매는 우아한 느낌을 더했다.

▲ 발렌시아가, 스타일뉴스

발렌시아가는 올해 아시아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아카이브 전시와 함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영입과 함께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렌시아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 stnews@fnnews.com 이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