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올해 대비 4.6% 증가한 604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지역별, 품목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23일 KOTRA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북미와 아시 지역 수출은 양호한 성적표가 예상되는 반면 일본과 독립국가연합(CIS)지역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 기계 분야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석유제품과 무선통신기기는 중국발 저가제품 공세로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美·中·유럽 '맑음'…日·러시아 '흐림'
KOTRA가 해외 바이어와 주재 상사 등 847개 정보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년 무역흑자는 469억 달러로 올해보다 약 19억 달러 증가할 전망이다. 수출 증가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요인은 역시 미국의 경기 회복이다.
무역업계는 내년 미국경제가 3%이상 상승함에 따라 북미 수출도 9.2% 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 소비 지출과 기업 설비 투자가 증가하는데다 한미FTA 효과가 본격화 됨에 따라 미국 내 한국 제품, 서비스 수요가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에 선거가 없어 현지 업계 로비에 따른 의회의 보호무역주의 활동도 약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롭게 발효되거나 이미 발효된 FTA의 효과도 기대해 볼만하다.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되는 한국 캐나타 FTA는 주력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산업용 기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 역시 한중FTA 타결후 교역 증가가 기대되며 대유럽 수출도 한EU FTA 효과 가시화로 올해 대비 약 6% 늘어날 전망이다. 연내 발효된 호주 FTA 역시 내년 1월을 기점으로 또 한번의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반면 일본과 러시아는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일본의 엔저 지속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러시아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감소와 루블화 약세 등으로 침체를 지속할 것으로보인다. 특히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현지 자동차 수요가 급감, 석유화학·무선 통신기기 분야에서 중국 및 현지 저가 브랜드 공세 등 많은 난관에 봉착할 전망이다.
■자동차, 기계 '상승' 무선통신기기 '하락'
내년 세계 수출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일반정밀기계와 자동차다. KOTRA가 해외무역관을 통해 511명의 바이어, 주재상사에게 설문한 결과 두 품목 모두 올해 대비 5~10% 가량의 수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기계 분야는 유럽과 중동에서 1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자동차는 북미와 중국, 호주에서 10%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차는 엔저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일본차와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이나 현대기아차의 현지 생산 확대와 FTA 효과에 따라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7월 EU 수출 승용차에 추가 관세 인하가 예정돼있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한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기계 분야 역시 선진국과 중동국가의 프로젝트 발주 등으로 꾸준한 수요가 있는만큼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청신초가 켜졌다.
전망이 가장 어두운 곳은 무선통신기기 분야와 석유제품이다. 이들 모두 10% 미만의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며 일부 지역에선 두자릿수 이상의 수출 감소가 일어날 수도있다. 석유제품은 내년 1분기 완공되는 중국 및 중동 정유사의 공급량 증가가 복병이며 무선통신 기기 역시 중국산 저가 제품 출시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구조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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