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의 부재를 의식해 내년에 그룹 차원의 신년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신년행사와 신년사는 모두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개별적으로 마련키로 했다.
24일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예년처럼 회장님이 그룹차원에서 새해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년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각 계열사 별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의 근황에 대해서는 "지난 11월 이후로 특별히 달라 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남은 연말 기간 동안 CEO 세미나를 제외한 특별한 일정이 없어, 오너 일가도 가족들과 함께 조용한 연말을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내년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행사 기간 동안 미국쪽에 다른 일정들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올 해 수요사장단회의를 모두 끝냈다. 올 들어 총 47번의 회의를 열었으며, 그때 마다 외부 강사를 초청한 강연회도 함께 진행했다.
마지막 강연은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에 '유교, 잊힌 삶의 기술' 이었다. 한 교수는 삼성 사장단에게 "인문학은 삶을 견디는 기술이이며 인격 수련"이라고 정의하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맷집을 키우고 세상을 달리 보는 눈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자기 정신세계가 투영하는 것 이상은 볼수 없다"고 지적하고 "인문학을 통해 의미와 유대를 강화하는 훈련을 할 수 있으며 지적인 삶을 추가 하는 과정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수요사장단회의에 강연은 대부분의 경영과 생존전략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마지막은 인문학으로 마무리 됐다.
이 회의는 고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매주 사장들이 모여 그룹 현안을 논의 하던 것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0년 정식명칭을 '수요회'로 붙이면서 정례화 됐다. 그룹의 현안을 처리 하는 의사결정기구는 아니지만, 매주 사장단이 듣는 강의 주제에서 삼성이 관심이 어디로 쏠리고 있는지 엿볼수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