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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원플러스경영개발원 대표 "리더 스스로 '인간 존중 경영' 중요성 느껴야"

조직문화는 오너 영향 가장 커 CEO와 직원 지속적 대화 통해 인재 만드는 조직이 일등 기업

김명진 원플러스경영개발원 대표 "리더 스스로 '인간 존중 경영' 중요성 느껴야"

미국 항공사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리더의 역할을 '직원을 재밌게 해주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일은 즐거워야 한다'는 창업자 허브 켈러허의 '펀(Fun) 경영'이다. 일본 도요타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곧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는 경영철학을 100년간 고수하고 있다. 사람이 물건을 만들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인력을 키우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국에도 물론 있는 말이다. '사람이 미래'라는 광고문구는 이미 귀에 익숙하고, '인간존중 경영'도 흔한 사훈이 됐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한국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인 28위에 머물러 있다. 노사관계 수준은 전 세계 128위다. 국민행복지수는 해마다 하위권을 맴돌고 자살과 이혼율은 최상위, 우울증과 공황장애 환자도 급증세다.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국내 대표 항공사 오너가의 모습은 한국 조직문화의 못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김명진 원플러스경영개발원 대표(사진)가 최근 '탁월한 조직을 만드는 9가지 법칙'을 펴낸 것도 이런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다. 그는 "사람은 사람 하기 나름"이라며 "조직원을 대하는 국내 기업 리더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다면 한국 조직문화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20년간 LG그룹에서 인재개발팀장 등을 거치며 인사관리와 노사관계 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리고 지난 2010년부터 현대·기아차, 삼성그룹, 포스코, LG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노사관계와 노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컨설팅을 해왔다.

오랜 경험으로 느낀 것은 '한국은 아직 멀었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리더들 스스로가 '인간존중 경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 있다.

"조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임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리더가 직원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하느냐에 있었어요. 리더들이 영업실적보다 중시해야 할 것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 그들이 어떤 꿈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 자녀는 몇 명인지, 아내는 어떤 사람인지,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는지 읽어내는 게 중요해요. 조직원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고 그들의 마음을 살피다보면 생산성과 매출은 알아서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리더들은 이 중요한 사실을 깨닫지 못해요."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역시 같은 맥락이다.

"조직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오너들의 마인드예요. 조직의 문화는 톱다운 방식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최고 리더가 직원을 우습게 본다면 그 조직 분위기는 안 봐도 뻔해요. 승무원은 감정노동자이고 서비스업 종사자이기 때문에 마음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그는 직원들이 '일할 맛 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9가지 법칙을 제시한다. △경영자들 스스로 노사 문제의 90%는 내 책임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직원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읽는 케어가 필요하다 △개인의 욕구와 가치, 비전에 기초한 조직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회사 내에 재미와 배움이 있어야 한다 △감사와 배려, 동료와 조직에 대한 사랑, 노사 간의 존중을 만드는 것은 교육이다 △부가가치가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등이다.


이 모든 법칙은 리더가 마음을 바꾸기 전에는 실현 불가능한 일이다. 김 대표는 반복교육을 통해 경영자와 관리자의 생각을 바꾸고 '조직원이 행복한 기업'을 만들 계획이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전부 수용하고 들어준다고 해서 좋은 회사는 아니에요. 함께 노력하면 모두 꿈이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조직, 최고경영자(CEO)부터 현장의 말단 직원까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인재를 만들어가는 조직이 진정한 일등 기업이죠.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직원들도 행복할 수 있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