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시장 포화 조짐 보여.. 특허소송 등 이상징후 감지 가격경쟁력도 떨어져 흔들
고속 성장을 이어오던 중국 스마트폰 산업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자국 시장이 포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가 특허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저가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다소 주춤했던 국내 업체들도 반격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폭풍 성장을 거듭해온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첫 시련이 찾아온 셈이다.
인도 델리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17일 에릭슨의 통신 특허 침해를 이유로 샤오미에 내렸던 인도시장 내 판매금지 처분을 1월 8일까지 잠정 보류키로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휴대폰 시장이자 해외 진출 과정에서 주요 거점지역으로 꼽히는 샤오미의 인도시장 진출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샤오미의 최대 강점인 가격경쟁력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특허 사용료 지불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제조원가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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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상호 특허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크로스 라이선싱'을 체결하는 사례가 많다"며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경우 내줄 특허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특허에 대해 로열티를 물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점도 중국 업체들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중국 시장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1을 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세계 최대 규모인 자국 시장을 업고 그동안 초고속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에 그쳤다. 중국 시장이 뚜렷한 포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55.3%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말에는 선진국 수준인 70%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샤오미는 95%, 레노버는 86%에 달한다"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 점은 이들 업체한테는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업체들의 공세도 이겨내야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저가폰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서 출시한 A시리즈와 함께 E시리즈와 J시리즈 등을 대거 출격시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까지 품에 안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체개발한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한 10만원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인도와 중국 등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를 겨냥한 중저가 스마트폰 '아카'를 선보인 LG전자도 올해 1·4분기 중저가 보급형인 L시리즈와 F시리즈의 후속모델들을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폰 비중은 2011년 20.4%에서 연평균 10%포인트씩 증가해 2015년에는 52~5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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