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복을 주고 싶다”
2014년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는 ‘미생’에서 직장인들의 무한 공감을 얻고 우리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배우 김대명, 그가 첫 브라운관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친근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김대명은 연신 “행복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 ‘미생’의 김대리 역, 나에겐 너무나도 감사한 일
특유의 우직함과 확실한 위계질서로 무장한 열정적인 김동식 대리는 장그래(임시완 분)의 선임이자 오차장(이성민 분)의 둘도 없는 짝궁으로 영업 3팀의 없어서는 안 될 살림꾼이었다.
김동식 대리를 맡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냐고 묻자 김대명은 “나에게 특별한 연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배우들이 오디션을 봤고 나도 그 중에 한 명이었다”고 답했다.
오디션을 볼 때 좋은 느낌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사실 좋은 말씀은 많이 해주셨다. 내심 ‘하고 싶다’,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했지만 일부러 기대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했다”며 쑥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초반 ‘미생’이 방영될 때 한석율 역의 변요한과 함께 김대명은 원작 캐릭터와 유사한 싱크로율을 보이며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김대명은 “솔직히 극중 배역과 싱크로율을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많은 분들이 비슷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만큼 캐릭터에 잘 녹아들었다는 뜻이 아닐까요?”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요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촬영이 마무리 된지도 얼마 안됐고 아직 혼자서 밖을 돌아다녀 본적이 없다”며 “대신 부모님과 친구들의 연락이 많이 왔다. 특히 부모님이 좋아하신다”라고 말하며 미소를 보였다.
그런가 하면 김대명은 “아직 ‘미생’의 종영이 실감나지 않는다. 내일이면 다시 촬영장에 가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오래 한 작품을, 한 팀과 오래 한게 처음이어서 그런가 아직도 섭섭하고 서운하다.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고 ‘미생’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 배우 김대명이 작품을 대하는 자세
이전에 영화 ‘방황하는 칼날’, ‘역린’ 등에서 주로 악역을 맡았다는 김대명은 실제로 보니 선한 눈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 하고 싶은 배역도 많을 터.
“사실 지금도 내가 무슨 작품, 배역을 고를 입장은 아니다. 연기를 하고 캐릭터를 맡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내가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그런 마음가짐이 오만이고 자만이 될 수 있을 것 같단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원래 꿈은 시인이라고 밝혀왔던 김대명은 배우가 된 계기에 대해 “고등학교 때 우연히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연기의 꿈을 가지게 됐다. 내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것이 특별한 재능이나 재주가 있어서는 아니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생’에서 영업3팀의 오상식 차장과 장그래와 남다른 남남케미를 발산한 김대명에게 러브라인이 없어서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미생’을 찍을 당시에는 내 것, 김동식 대리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멜로는 꼭 해보고 싶다.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멜로의 꿈은 있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이어 “상대 배우는 누구든 상관없다. 저와 멜로를 찍어도 괜찮다는 분이 있다면 난 오케이다”라며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김대명은 ‘미생’의 다른 배우들도 인정하는 애드리브의 달인이다. 더군다나 요즘 대세인 만큼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 오지 않았을까.
그는 “좋은 아이템과 기회가 나에게 온다면 너무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일부러 예능프로그램을 멀리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고 예능 출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덧붙여 “MBC ‘무한도전’의 굉장한 팬으로 즐겨 본다”고 깜짝 고백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 “내가 했던 모든 작품에는 내가 살아 숨 쉰다”
32년 모태솔로이자 선수들만 가득한 세상에서 순수로 똘똘 뭉친 남자이지만 일에 있어서는 완벽 프로페셔널한 대리 2년차 김동식 대리의 모습은 실제로 인간 김대명과 얼마나 닮아 있을지 궁금했다.
“김동식은 내 모습과 많이 비슷하다. 내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역할에는 내 모습이 어느정도는 다 있는 것 같다.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와 나를 완벽하게 이분법으로 나눌 생각도 없지만 그렇게 연기하기도 힘들더라”며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누구하나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 친하고 연락도 자주 한다는 ‘미생’팀에 대해 김대명은 “솔직히 지금은 드라마가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다들 자주 연락하고 만난다. 장그래, 오차장님, 한석율은 물론이고 나이 또래가 비슷한 대리친구들까지”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포상휴가를 다녀왔는데 함께 고생한 배우들, 스태프들이 함께 술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은 시간을 공유 하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만나본 인간 김대명은 연기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신중하고 열정적이 진중한 성격으로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1980년생으로 올해 36살이 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도 있을 터.
이에 그는 “지금은 여자 친구가 없다. 그리고 사실 지금은 일을 해야 되는 때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연애에 대한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지금 연애를 시작하면 결혼을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웃음)”라며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2015년 을미년을 맞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고 묻자 김대명은 “지난 2014년에는 ‘미생’으로 같이 웃고 울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하다. 내년에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특히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많은 분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저 또한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기분 좋은 새해 소망을 밝혔다.
듬직한 외모와 진중한 성격만큼 그는 연기에 있어서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역력했다. 2015년 백종열 감독의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박정우 감독의 영화 ‘판도라’에 잇따라 출연을 확정짓고 활발한 활동을 예고한 김대명. 앞으로 브라운관, 스크린을 통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이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tjddlsnl@starnnews.com김성인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