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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기술자들’의 특수절도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기술자들’의 특수절도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영화 '기술자들'은 여느 범죄영화와 마찬가지로 각 범죄 분야의 전문가들이 뭉쳐서, 동북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을 자랑하는 인천 세관에 보관된 검은 돈 1,500억 원을 훔치는 과정을 그린 케이퍼 무비(Caper movie, 강탈하거나 훔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범죄영화)입니다.케이퍼 무비의 대부분은 주인공들이 물건이나 돈을 훔치는 장면과 체포하려는 경찰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기술자들'에서도 역시 해커 현우(이현우 분)가 망을 보면서 구인(고창석 분)이 유리창를 깨고 지혁(김우빈 분)이 금고를 터는 장면과 체포하려는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조 사장(김영철 분) 일당의 모습이 나옵니다. 이러한 장면들을 통해서 법적으로 문제되는 절도죄와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즉, 타인 소유-타인 점유의 재물을 훔치는 경우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자기 소유-타인 점유의 재물을 훔치는 경우는 절도죄가 아니라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고, 타인 소유-자기 점유의 재물은 횡령죄의 대상이 됩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기술자들’의 특수절도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타인의 재물이라고 하더라도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경우에는 절도죄의 대상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뿌린 돈을 그냥 주워간다고 하더라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으나, 현금 수송 차량에서 흘린 돈은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 아니므로 그 돈을 주워가면 절도죄 또는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합니다.야간에 다른 사람의 무단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인공적 시설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주거나 건조물 등에 침입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경우 또는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경우에는 특수절도죄가 성립합니다.작품 속에서 야간에 현우가 망을 볼 때, 구인이 가게 유리창을 깨고 지혁이 금고를 부숴 다이아몬드를 훔친 것은 야간에 건조물의 일부인 유리창을 손괴하고 다이아몬드를 절취했을 뿐만 아니라 2인 이상이 합동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것이므로 특수절도죄에 해당합니다.공무집행방해죄는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현행범 체포나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 등 적법하게 피의자를 체포하려는 경찰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가 공무집행방해죄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 - ‘기술자들’의 특수절도죄, 특수공무집행방해죄


하지만 현행범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동행을 거부하는 사람을 체포하거나 강제로 연행하려고 할 경우, 이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체포를 면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상해를 가했다고 하더라도 정당방위에 해당해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하는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합니다. 조 사장의 여러 부하들이 조 사장을 탈출시키기 위해, 영장을 소지하고 적법하게 조 사장을 체포하려는 경찰들에게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나 각목을 휘두른 것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합니다.
영화 '기술자들'은 웃음을 선사하는 구인(고창석 분), 묵직한 연기력의 조 사장(김영철 분) 등이 지탱하고 받쳐 주지만, 모델 출신답게 훤칠한 키에 세련된 패션스타일의 김우빈이 단연 돋보이는 영화라고 할 만합니다. 그래서인지 남성보다는 여성 관객들을 위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깔끔하고 화려함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다소 산만하고 부풀린 전개가 아쉬웠습니다.자문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fn스타 fnstar@fnnews.com 조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