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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진흙탕 싸움에 신뢰도 하락 '국제적 망신'

'3밴드 LTE 세계 첫 상용화' 진실공방이 결국 법정싸움으로

서로 다른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 하나의 주파수처럼 쓰는 3밴드(band) 롱텀에볼루션어드밴스드(LTE-A) '세계 최초 상용화'를 둘러싸고 SK텔레콤, KT, LG U+ 등 이동통신 3사가 진실공방을 벌이더니 결국 법정싸움까지 벌이겠다고 나섰다.

SK텔레콤이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4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3밴드 LTE-A를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했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하자, KT와 LG U+가 "시험서비스 정도의 서비스를 놓고 상용화라고 거짓말하고 있다"며 법원에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이동통신 업계가 '3밴드 LTE 세계 최초' 여부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은 "결국 이동통신 3사는 늘 거짓말만 늘어 놓는다"며 이동통신 업계전체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든지 국제적으로는 '세계 최초 3밴드 LTE'에 대한 한국 통신업체들의 신뢰도에 흠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이동통신 업계가 상대방 깎아내리기를 위해 업계 전체에는 누워서 침 뱉기식 싸움을 벌여 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3밴드 LTE-A 서비스가 세계 최초 상용서비스로 세계통신장비사업자연합회(GSA)가 발간하는 LTE 관련 보고서인 'LTE로의 진화 리포트(Evolution to LTE Report)'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는 'SK텔레콤이 지난해 2.4분기 2.1㎓ 대역에서 LTE망을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2014년 12월 29일 세계 최초로 3밴드 LTE-A를 상용화했다'고 게재돼 있다.

■이통3사 "법정서 진실 가리자"

이에 대해 KT는 "'세계 최초 상용화' 라는 표현을 담은 SK텔레콤의 방송 광고 및 마케팅 활동이 고객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에 9일부터 방영중인 SK텔레콤의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 서비스'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KT는 "SK텔레콤은 삼성전자로부터 고객 사전 체험용으로 수령한 '갤럭시노트4 S-LTE' 단말 100대를 근거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해당 단말기는 '고객 판매용 단말'이 아닌 '체험 단말'이므로 상용화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LG U+도 "SK텔레콤이 보도자료, TV광고 등을 통해 펼치고 있는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시험 단말기를 통한 기술측정을 상용서비스라도 한다면 LG U+는 지난해 6월 이미 3밴드 LTE-A 상용망에서 시험용 단말을 통한 속도 측정 등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또 "LG U+ 역시 SK텔레콤의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통업계 전체 불신↑, 국제적 망신

새해 벽두부터 시작된 이동통신 3사의 '세계 최초' 진실공방에 소비자들은 이동통신 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법정 다툼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이동통신 3사 싸움만 하고 (무선인터넷) 속도는 거짓말만 한다"거나 "쓸데없는 싸움에 들어갈 소송비용으로 요금이나 내려라"는 등 산업 전체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회사들이 세계 첫 상용화라는 명예를 놓고 진흙탕 싸움을 하는 것도 모자라 국제단체인 GSA의 보고서 조차 믿지 못하겠다고 나서면서 앞으로 국제단체들도 한국의 세계 첫 상용서비스, 세계 첫 기술 개발 같은 성과를 믿는데 부담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결국 이동통신 3사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이동통신 산업 전체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누워서 침뱉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