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은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뽑는 1차 예선이 열리는 날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선 긴장감이 감돈다. 3년 전 사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지난 2012년 2기 금투협 선거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본 시험대에 올라 보지도 못하고 낙마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다른 협회와 달리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라는 차별화된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여선 안될 것이다. 현행 금투협 회장 선거는 후추위가 공모를 통해 예비후보자를 접수한 뒤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결선투표 진출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투표권을 가진 곳은 회원사인데 외부인사로 구성된 후추위원들이 선거에 나설 후보를 정하는 셈이다. 물론, 이러한 선거 시스템은 과거 총회에서 회원사들이 정해 놓은 정관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를 1차로 선정할 때 협회에 적합한 후보가 제외될 수도 있다"면서 "회원사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 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정부의 입김이나 후추위 구성원 개인의 사심이 반영될 개연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과거에도 중소 및 외국계증권사,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협회장 선거방식에 적잖은 불만을 제기했다. 업계를 대표하는 협회장을 뽑는 선거인데도 후보 추천단계에서 회원사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추위의 심사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는 유권자에게 의견도 묻지 못하고, 선거출마 자체가 원천 봉쇄될 수 있다"면서 "후추위가 객관적인 후보 검증으로 이번만큼은 잡음 없는 선가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 후추위는 금투협 측 공익이사 5명 가운데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금투협 공익이사는 김화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김성진 전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김영섭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현승일 전 국민대 총장,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 등 5명이다.
후추위 관문 이후도 걱정이다. 제대로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동네 구의원 선거도 벽보 포스터 공보물 등을 통해 후보들이 공약과 정견발표를 한다"며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대표자를 뽑는 선거는 후보들이 알음알음 비공개로 유권자를 찾아다니는 형식으로 진행돼 학연·지연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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