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여주시의 행정착오로 지난 1979년부터 2008년까지 남한강 물을 공짜로 취수해 맥주를 제조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의원은 오비맥주가 현대판 '봉이 김선달'처럼 남한강물을 공짜로 사용해 맥주를 제조했다고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한 해 세금을 1조원 납부하는 데, 연간 몇억원에 불과한 물 값을 고의적으로 내지 않았다는 것은 모함에 가깝다고 반박했다. 고의성이 없었고 탈법행위를 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수자원관리공사는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법)에 의거해 '물 사용료'를 부과한다. 오비맥주 이천공장의 경우 충주댐 건설(1986년) 이전에 취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료를 면제 받았다는 것이다.
또 이천공장의 경우 1979년 수백억원의 자체투자를 통해 취수장과 펌프장, 정수장을 설치하고 18km에 이르는 송수관을 연결해 전용상수를 끌어 쓰기 시작했고 산업용수는 물론 지역민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무상 공급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공헌해왔다고 억울함을 보였다. '지역사회에 기여를 감안해 물 이용료 면제' 대상으로 삼을 소지도 엿보인다.
다만 오비맥주 이천공장은 당국의 행정절차를 존중하여 최근 처음 고지된 금액을 기한 내에 전액 납부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하천수사용료를 내지 않다가 지난달 말 여주시가 처음 부과한 2009∼2010년 2년치 12억2000여만원을 납부했다.
지난해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허가받은 취수량은 하루 3만5000톤, 실제 사용량은 1만2000톤 가량이다.
공업용수 톤당 가격 50.3원으로 계산하면 하천수사용료는 허가량 기준으로 한해 6억4000여만원, 사용량 기준 2억2000여만원에 달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하천수사용료 징수는 여주시에 위임한 사안이라 우리는 잘못이 없다"고 했고, 여주시 관계자는 "과거 근무자들의 실수이고 현재 근무자들은 도의 지적을 받고서야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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