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

타이거 우즈,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연인' 린지 본 응원하다 사고로 앞니 부러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로 전락했다.

성적 부진을 빗댄 것이 아니라 진짜로 이가 부러졌다는 얘기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우즈가 연인인 린지 본(미국)의 시상식에 참석하려다 취재 카메라와 부딪혀 앞니가 부러진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우즈는 여자친구인 알파인스키 선수 본이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우승으로 역사적인 신기록을 수립하는 장면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 국제스키연맹(FIS) 주관의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코르티나 담페초를 방문했다. 그리고 본은 여자 슈퍼대회전 우승으로 남친의 열렬한 응원에 화답했다.

본은 이날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1분27초03의 기록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나 페닝어(오스트리아·1분27초88)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전날 여자 활강에서 1위에 올라 월드컵 통산 62번째 우승을 달성, 1970∼1980년 아네마리 모저-프뢸(오스트리아)이 보유한 역대 여자선수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본은 하루 만에 승수를 추가해 이 부문 최고 기록인 63승을 달성했다. 활강 경기 우승 때는 메시지로만 축하 인사를 건넸던 우즈는 이날 예고 없이 경기장을 방문해 여자친구의 신기록 달성을 축하해주려다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사고 직후 외신들은 앞니가 사라지고 없는 우즈의 사진을 일제히 공개했다. 우즈의 앞니가 없는 이 사진은 공개되자마자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 큰 화제가 됐다. 미국의 골프채널닷컴도 "우즈가 20일 예고 없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본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로 날아갔다"면서 "해골 가면을 쓴 채 본의 알파인스키 월드컵 우승 장면을 지켜봤던 우즈는 시상식에서 카메라맨과의 충돌로 앞니가 부러졌다"고 보도했다.

골프닷컴이 전한 사고 상황은 이렇다. 시상식을 취재하려는 카메라 기자들이 시상대로 우르르 몰려 들었다. 그런 어수선한 상황하에서 어깨에 비디오 카메라를 멘 한 언론매체 기자가 무대로 급히 달려 가려고 몸을 휙 돌리는 바람에 카메라가 우즈의 입과 부딪혀 이가 부러진 것. 우즈의 에이전트인 엑셀스포츠의 마크 스타인버그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런 상황을 인정했다. 현재로선 우즈가 인공치아를 언제 박아 넣을 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그 시기는 적어도 오는 30일 이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즈가 올해 데뷔전으로 출전한다고 발표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이 바로 그날 개막되기 때문이다.

한편 경기에 앞서 우즈의 깜짝 등장에 "나의 가족과 타이거(우즈)가 여기에 와줬다. 무척 특별한 날이다. 특히 타이거는 대회 출전이 임박해 준비해야할 게 많을텐데 내 경기를 보기 위해 이곳까지 날아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본은 연인의 사고 소식에 크게 상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우즈가 불의의 사고로 앞니를 잃긴 했지만 얻은 것도 있었다. 끊임없는 결별설을 떨쳐내고 본과의 애정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시킨 것. 그러면서 둘의 결혼 임박설도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딸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본의 어머니 린지 런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즈를 만나 봤는데 아주 훌륭한 사람이더라. 나는 그를 좋아한다"고 우즈를 치켜세웠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