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판매점 우후죽순에 전문성 높이려 관련제도 도입했지만…
휴대폰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민간자격증인 '통신판매사' 제도가 이미 15회 시험을 넘어가고 있지만 자격증에 따른 혜택이 없어 사실상 의미 없는 자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신회사들의 이익단체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휴대폰 판매자들의 급증으로 소비자 민원이 끊이지 않아 자격 제도를 만들어 인센티브를 주려 했지만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망 건전화 위해 자격증 도입
11일 KAIT와 이동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통신판매사 제도는 지난 2007년부터 논의가 시작돼 6년 만인 지난해 4월부터 제도가 시행됐다.
SK텔레콤, KT, LG U+등 이동통신 3사와 KAIT가 함께 추진했다. 유통점들에게 전문 자격증을 받은 통신판매사를 고용토록 해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난립해 있는 휴대폰 유통망을 정돈해 소비자와 이동통신 산업 전체의 피해를 줄여보겠다는 취지였다.
이 자격증은 매월 온라인교육을 이수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치러 지금까지 15회가 실시됐다. 온라인교육 수강부터 시험까지 드는 비용은 6만원이며 2년에 한 번씩 갱신하도록 돼 있다.
KAIT는 "교육과 시험을 통해 일반인 이상 지식을 가진 현장 판매원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라고 제도 도입 취지를 밝혔다.
■혜택없는 자격증..실효성도↓
문제는 자격증을 따도 별다른 혜택이 없다는 점이다. 당초 이동통신사와 KAIT는 자격증을 취득한 판매자와 일반 판매자를 나눠 더 많은 권한과 혜택을 주려 했다.
KAIT는 우수인증유통점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통신판매사 자격증을 갖춘 판매자가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만들려 했지만 논란 끝에 없던 일이 됐다. 결국 유명무실한 자격증이 돼버린 것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통신소비자들에게 정확하면서도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분과 전문성은 갖췄다고 볼 수 있지만, 정작 판매자들의 자격증 취득을 유도할 당근책이 없는 셈이다.
이동통신사도 이 제도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KAIT에서 판매점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하고 있는 사업이어서 이동통신사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본사는 대리점 직원까지만 관리할 뿐 판매점 종사자가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어떤 혜택이 있다거나 불이익이 있다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효성 제고 방안 필요
KAIT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해명은 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KAIT가 제도 활성화를 위해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제 8조 '판매점 선임에 대한 승낙'에 따라 판매점을 이통사와 공동으로 심사하고 승낙을 부여하는 '사전승낙제'와의 연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 휴대폰 유통망이 정돈되지 않아 산업 전체와 소비자 피해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어, 통신 판매사 자격증에 대한 실효성을 높여 유통망을 정돈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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