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석 감독의 연출력, 정성주 작가의 필력, 명품 배우들의 연기력 등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첫 회부터 완벽한 합을 보이며 안판석-정성주 콤비의 믿고 보는 드라마임을 입증시켰다.
지난 2월 23일 오후 첫 방송한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에서는 고등학생 3학년인 서봄(고아성 분)과 한인상(이준 분)이 영어 토론 캠프에서 만나 불장난 같은 사랑에 빠지게 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스토리를 펼쳤다.
두 사람은 대학 입학 후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헤어졌지만, 인상은 만삭이 된 봄을 마주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리고 말았다. 아이 아버지가 인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봄의 아버지 서형식(장현성 분)은 분노했고, 당황한 인상은 “봄이를 책임지고, 결혼하겠다”고 선언하고 봄이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부모의 뜻을 거역한 적이 없던 인상은 겁부터 먹고 한강에 뛰어들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법무법인 한송의 장남이자 한정호(유준상 분)의 뒤를 이을 인상과 평범하고 전형적인 서민 형식의 딸 봄이 하룻밤 실수를 통해 얽히고설키게 되며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특히 안판석 표 연출력은 첫 회부터 빛을 발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촬영 기법뿐만 아니라 안판석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은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정성주 작가의 재기 넘치는 대사는 장면 곳곳에 웃음폭탄 역할을 하며 블랙코미디의 정석을 드러냈다. 부러울 것 없는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는 연희(유호정 분)가 인상의 미래를 위해 부적을 지니고 다니는 장면과, 스펙 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인상에게 사시를 권하는 정호의 모습에서는 풍자와 아이러니를 동시에 자아냈다.
또한 배우 고아성과 이준은 탄탄한 연기력을 통해 서봄과 서인상의 캐릭터를 확연하게 표현하며 흡입력을 배가시켰다.
5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한 고아성은 첫 임산부 연기를 능숙하게 해냈고, 늘 부모님 울타리 안에서 자란 서인상 역을 맡은 이준은 찌질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외에도 유준상, 유호정, 장현성, 윤복인과 첫 연기도전에 나서 백지연 또한 각 캐릭터에 맡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 충분했다.
이처럼 완벽한 합을 보이며 안판석 표 드라마의 시작을 알린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 일류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 드라마로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한다./fn스타 fnstar@fnnews.com 윤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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