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상하이 소진율 15% 상하이→홍콩 소진율 5%
中 펀드계좌 관리 불투명.. ETF·선물·옵션거래 불가 선강퉁 시행 연기 전망도
시행 4개월째를 맞는 후강퉁(홍콩·상하이증시 교차매매)이 아직 거래가 저조하다. 후강퉁에 관심이 높지만 규제와 제도적 제약으로 글로벌 투자자 참여가 지연돼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후강퉁 중 후구퉁(홍콩→상하이 투자)은 일일 한도 130억 위안 중 소진율이 14.5%에 그친다. 강구퉁(상하이→홍콩 투자)도 일일한도 전체 105억위안 중 소진율이 5.0%다.
후구퉁은 누적 총한도의 경우 3000억 위안(3월 10일 기준) 중 1105억 위안(36.8%)이 소진됐다. 강구퉁은 2500억 위안 중 267억 위안(8.9%) 소진에 그쳤다.
이같이 후강퉁이 저조한 것은 거래 규제와 시스템 등이 글로벌 수준에 못미치고 있어서란 지적이다.
홍콩에 등록된 뮤추얼펀드 88%가 유럽 유싯펀드(UCITS·유럽 공모펀드 투자기준)여서, 글로벌 기준을 충족해야 후강퉁 투자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후강퉁 이후 유싯펀드가 룩셈부르크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상하이A주 투자 승인을 얻은 것은 4개뿐이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유싯펀드는 가입자 계좌에 담긴 주식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며 "후강퉁은 주식 관리가 증권사- 홍콩청산소(HKSCC)-상하이청산의 3중 구조로 이뤄져 펀드 계좌 투명성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후강퉁은 상장지수펀드(ETF), 선물·옵션 등 거래도 막혀있다. 또 주식 주문은 지정가만 가능하고, 주식주문 취소 후 재주문은 불가능하다. 신용 및 대주 거래와 공매도는 제한됐다.
중국 금융당국이 이달 2일부터 후강퉁의 상하이A주 공매도를 허용했지만, 일일 가능 수량이 후강퉁으로 매입한 주식 총수의 1% 이내(10일간 누적 5%) 수준이다.
후강퉁 거래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편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선강퉁(홍콩·선전증시 교차매매) 시행도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후강퉁 등 중국 자본시장 개방 확대로 투자자들은 중국을 주시하고 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은 후강퉁 등으로 해외자본을 끌어들이고, 금리인하로 경기를 띄우고 있다"며 "시진핑의 신 실크로드 개척인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중국 제조업에 초대형 호재다. 성장하는 서비스업과 바이오 등 7대 성장산업도 주목된다"고 했다.
한편 후구퉁 거래는 기관투자자, 강구퉁은 개인투자자 위주로 거래된다.
후구퉁 거래 상위 10개 종목은 금융과 소비재 관련주가 선호된다.
매일 발표되는 거래상위 10개 종목은 중국평안보험, 대진철도, 상해자동차, 초상은행, 중신증권, 귀주모태주, 공상은행, 중국태평양보험그룹, 중국인수보험, 청도하이얼 등이 자주 랭크된다.
강구퉁은 금융과 제조업 등 경기민감섹터가 선호된다. 해통증권, 한능박막발전, 중국해양유전서비스, 중신증권, 상해전기그룹, 중국민생은행, 중신은행, 텐센트 홀딩스, 중국철도건, 자금광업 등이 자주 등장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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