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 '두 세계'(1968년)
지난 1970년 4월 4일. 서울 인사동에 '현대화랑'이라는 이름의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윤중식·도상봉 등 서양화가 21명과 동양화가 18명, 서예가 2명 등 모두 41명의 작가가 개관 기념전에 참여했다. 당시만 해도 인사동은 고서화를 중심으로 한 전통미술을 주로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화랑의 등장은 미술동네에 작은 화제를 몰고왔다.
그리고 45년. 한국 화랑의 역사와 함께해온 현대화랑(지금의 갤러리 현대)이 개관 45주년을 맞아 추상작가 18명을 초대한 '한국 추상회화'전을 열고 있다. 개관 5년 만에 경복궁 옆 지금의 사간동으로 이전한 현대화랑은 그동안 '남관 개인전'(1972년), '이응노 개인전'(1975년), '한국현대미술: 4인의 방법전'(1979년), '1970년대 한국의 모노크롬전'(1996년) 같은 굵직한 전시를 펼쳐왔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도 이들 현대화랑을 거쳐간 거장들이다. '문자 추상'의 대가 남관(1911~1990)·이응노(1904~1989)를 비롯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양식화한 김환기(1913~1974)·유영국(1916~2002)·류경채(1920~1995), 기하학적 선으로 한국인 특유의 감성을 보여준 이성자(1918~2009)·권영우(1926~2013)·서세옥(86),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곽인식(1919~1988)·정창섭(1927~2011)·윤형근(1928~2007)·김창열(86)·박서보(84)·정상화(83) 등이 그들이다.
이번 전시의 서문을 쓴 미술사가 송미숙은 "한국 추상미술을 주도해온 작가들의 1960, 70년대 작품부터 최근 작업까지 다양한 작품이 모였다"면서 "갤러리 현대와 함께해온 이들 작품은 한국 추상회화의 흐름과 고스란히 겹친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22일까지.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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