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가 웃음과 함께 시청률도 잃어버렸다. 금요일 밤을 책임지던 '웃찾사'는 드라마국의 무책임함에 일요일 밤으로 옮겨졌고, 동시간대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와 맞붙었지만 힘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지상파 3사 드라마 방송시간이 일주일에 90시간 가까이 된다”며 “엄청난 제작비용을 감당할 수 없으니 생존을 위해 드라마가 점점 자극적인 내용으로 치닫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고자 주말드라마를 폐지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6일 이창태 SBS 예능국장이 ‘정글의 법칙 in 인도차이나’ 제작발표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타 방송사들이 생존을 위해 막장 드라마를 내세우고 있다고 비꼬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말드라마를 폐지했다고 선전포고 했지만, 이는 SBS의 생존을 위한 비겁한 변명으로 들린다.
주말 부진을 끊기 위해 SBS는 창사 이래 24년간 '주말 8뉴스'에 이어 2편의 드라마 연속 편성을 폐지했다. 애초 50부작으로 기획된 ‘내 마음 반짝반짝’ 또한 배우 이태임 논란과 시청률 부진을 겪으며 총 26부작으로 오는 4월 12일 조기 종영한다.
주말극 폐지와 조기종영 등 엎친데 겹친 격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SBS 드라마국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예능국이 나섰다. 지난 21일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 편성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같은 시간 일요일에는 ‘웃찾사’가 긴급 편성되며 KBS2 ‘개그콘서트’와 맞붙었다.
SBS 측은 편성 확정 이후부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하고 ‘개그콘서트’ 그늘에 파묻혀버렸다. 지난 22일 방송된 ‘웃찾사’는 5.9%(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9일 방송분은 6.2%로 고작 0.3% 포인트 상승하며 편성 이동에도 새로운 시청자 유입이 미미하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22일 방송분 시청률 12.7%, 29일 방송분 또한 12.7%를 기록하며 ‘웃찾사’의 편성 변경에도 흔들림 없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심지어 ‘웃찾사’는 ‘개그콘서트’보다 30분이나 먼저 시작함에도 불구하고 힘을 쓰지도, 시청률도 찾지 못했다. 몰락한 SBS 주말드라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긴급 투입된 ‘웃찾사’는 막장 드라마로 물든 주말을 청정 웃음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하지도 못했다.
뿐만 아니라 무분별한 편성으로 인해 ‘웃찾사’를 책임지고 있는 희극인들의 부담은 상당할 터. 경쟁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시청률에 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은 오히려 무대에 오르는 희극인들을 주눅 들게 한다.
물론 종영한 ‘떳다! 패밀리’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숨 돌리게 했지만, 모든 짐을 떠안게 된 ‘웃찾사’ 제작진과 희극인들은 또 다른 난관에 부딪치게 됐다.
‘대한민국이 다시 웃는 그날까지’함께 하겠다던 ‘웃찾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무책임한 SBS 드라마국의 갑작스런 개편으로 인해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된 ‘웃찾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잃어버린 웃음과 시청률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fn스타 fnstar@fnnews.com 윤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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