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우빈의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역작’이 추가됐다.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이 그 주인공이다.김우빈은 ‘스물’에서 잉여생활을 즐기는 스무살 치호 역을 맡아 그간 보기 어려웠던 망가짐을 제대로 보여줬다. 앞서 영화 ‘기술자들’과 드라마 ‘상속자들’을 통해 여심을 흔드는 남성의 대표주자로 등장했던 그였기에, 그가 그려낸 ‘찌질함’은 더욱 인상적이다.또한 그가 갖고 있는 고유의 멋스러운 이미지 자체도 쉽게 얻은 것이 아니리라. 어찌보면 다수의 남자 배우들이 탐내는 캐릭터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우빈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가 궁금했다.“그게 참 이상했어요.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제가 했던 행동들과 다른데도 왠지 모르게 알 것 같았어요. 조금 더 알고 싶고, 치호로 지내보고 싶고. 치호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갈구하는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극 중 두 사랑에 대해 정리를 안 하고 싶었죠. ‘이게 사랑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계속 던졌어요. 불완전하고 미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죠. 이제 막 스물, 성인이 된 치호를 통해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었어요.”
치호는 겉으로 보기엔 아무 생각도 없어 보이는 철부지다. 하지만 감정이란 부분만큼은 세 친구들 중 가장 성숙했을지 모른다. 특히 그가 겪었던 사랑의 아픔은 차원이 다르다. 실제 김우빈이 그 상황의 주인공이 된다면 어땠을까.“상상하기도 싫어요. 저도 겪어보지 못했던 터라 연기하면서도 무슨 감정인가 했어요. 답을 내릴 수가 없었죠. 복잡했어요. 장난 같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잘못됐다고 단정 지을 수 도 없다고 생각해요. 실제 벌어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안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죠.”‘스물’ 속 치호는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조건 얻는다. 그것이 꿈이든 친구든, 이성이든 그에겐 문제될 것이 없다. 한마디로 굉장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매력은 실제 김우빈에게도 부합됐다.“저는 ‘밀당’을 못해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거든요. 그게 연애가 됐든 친구들이든 좋은 표현은 안 숨기려고 해요. 그걸 어느 순간부터 느꼈어요. 물로 싫은 걸 숨기는 때도 있죠. 하지만 좋은 걸 굳이 숨겨야 하나라는 생각이에요. 제 주위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해요. 처음이 어렵지 한번하면 그렇게 좋은 수 없거든요.”
어느 덧 스무살에서 7년 이란 세월을 넘어온 그가 보는 ‘스물’이 궁금했다.
김우빈은 현재 스무살을 겪고 있는 청춘들에게 명쾌한 해답을 던져줬다.“일단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건강해야 곁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 때 위로도 해주고 같이 뛰어놀기도 할 수 있잖아요. 또 경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해요. 많은 경험을 해놓으면 중요한 판단을 할 때 답에 가까운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김우빈이 다수의 작품을 통해 보여준 배우의 모습은 관객과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이에 그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펼칠 그림들에 대한 기대감은 당연할 것일지 모른다.“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은 배우의 기준에 대해 찾고 있고요. 선배님들 통해서도 그렇고 한 작품씩 할 때마다 배워가고 있죠. 100가지를 찾을 계획이에요. 일 년에 한,두 작품 하니까 50년은 걸리겠지만요. 아직도 몇 개 못 찾았죠.”
/fn스타
fnstar@fnnews.com 홍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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