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이환주 기자】 "롯데나 애경은 서로 양보할 생각이 없으니 수원시가 나서서 중재할 필요가 있어요."
수원역 육교를 둘러싼 두 유통 대기업 롯데와 애경의 갈등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수원 역사 동쪽에는 AK백화점이, 서쪽에는 롯데몰이 영업중이다. 롯데몰은 수원역과 바로 연결되는 육교를 짓고 있으나 애경측의 반대로 5개월째 완공을 못하고 있다. 육교 완공을 위해서는 수원역사 지분의 84%를 보유한 애경의 허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원역 서편의 서둔동에 거주하는 김용식(64)씨는 13일 "다리를 통하면 1~2분에 갈 거리를 5분 이상 돌아서 가야 한다"면서 "업체간 이득을 떠나 시민 입장에서 하루 빨리 다리가 완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애경 평행선
육교를 통하면 100m 정도 거리인 롯데몰과 수원역을 돌아서 가기 위해 시민들은 최대 5배거리(560m)를 돌아가야 한다. 특히 임시 보행로의 경우 거리도 문제지만 경사도 있어 유모차나, 장애인, 노약자 등의 이동에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애경 입장에서는 10년 넘게 수원 상권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는데 지난해 11월 문을 열며 '굴러온 돌'인 롯데가 반가울리 없다.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육교를 연결해줘야 할 의무도 없다.
애경 관계자는 "2016년 말에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철거할 육교를 짓기 위해 역사에 구멍을 내는 등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며 "안전상의 우려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작년에 두 차례에 걸쳐 AK측에 육교 완공을 위한 공문을 보냈고, 올해는 시민 서명 2000명을 받아 애경 측에 전달했으나 묵묵부답"이라며 "수원시가 중재에 나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가 나서서 중재 필요
수원시는 민간기업의 사유 재산과 관련된 사항에 시가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건축기획팀 관계자는 "애경과 롯데가 협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될 민사적인 사항"으로 "이해 관계가 걸려 있어 현실적으로 시가 어느 한 쪽 편을 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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