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부산 한진해운신항만에서 갠트리 크레인을 통해 40피트 컨테이너가 한진 수호호에 실리고 있다.
【창원(경남)=김호연 기자】쉴새없이 야드를 누비는 '무인 야드 크레인'와 '야드 트랙터', 한치의 오차도 없이 컨테이너를 양·하역하는 갠트리 크레인….
지난 22일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부산 한진해운신항만은 활기로 가득했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는 해운업계를 보는 듯 하다.
2009년 5월 정식 개장한 한진해운신항만은 동북아 물류 기지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최신식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이다. 여의도 4분의 1 크기인 69만4214㎡(약 21만평)에 접안 수심 18m를 확보, 초대형 선박의 물량 처리도 문제 없다.
특히 한진해운신항만은 물류에 정보기술(IT)를 접목시켜 미래 최첨단 항만으로서 위용을 갖추고 있다. 세계 최초로 도입한 수평 야드 자동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무선인식 전자태크(RFID) 트럭을 인식하는 ARMGC(Automated Rail Mounted Gantry Crane) 42대를 운영, 탑승 기사 없이도 자동으로 트럭 위로 컨테이너를 들고 내린다. 또 직원 한 명이 5~6개의 크레인을 간단하게 조작 할 수 있도록 해 인건비 절감 효과도 누리고 있다.
박삼묵 한진해운 신항만 경영지원파트 부장은 "야드 전체에 무인자동화 설비를 적용함으로써 선박이 접안 하지 않은 야간에도 자동화 프로그램에 따라 크레인이 무인 자동으로 야드 내의 컨테이너를 다음 선박 작업에 유리하도록 이적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탠덤(Tandem) 방식의 갠트리 크레인은 한 번에 40피트 컨테이너 2개 또는 20피트 컨테이너 4개를 양·하역 할 수 있다. 강풍에도 빠른 하역 작업이 가능하고 컨테이너의 최단 이동 거리를 자동으로 계산해 생산성을 높였다.
이날은 중국 상하이로 출발을 앞둔 한진 수호호 등이 접안, 컨테이너 양·하역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박 부장은 "모든 작업은 선박이 항만에 도착하기 전 이미 전산시스템에 적재순서와 위치정보가 입력돼 도착하는 순간 최첨단 장비들에 의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하게 진행이 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선박이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항만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한진신항만의 최첨단 시스템 도입을 통한 경쟁력 확보는 꾸준한 생산성 향상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한진해운 신항만의 하역속도는 32~34개 수준이다. 시간당 4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는 30개 미만을 기록하고 있는 중국 항만들과는 큰 차이다. 또 한진해운신항만은 지난해 약 25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 이는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 물량(약 1868만3283 TEU)의 13%로 민간 터미널 중 최대다.
이 뿐 아니라 한진해운신항만은 지난해 전체 처리 물량의 약 38%(94만3497TEU)를 타선사 물량으로 유치했다. 고부가 화물인 환적화물도 약 57%(143만1282TEU)를 기록했다.
부산항 전체 화물 중 환적화물 비중이 약 50%인 점을 감안한다면 7%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올해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박 부장은 "1·4분기 처리 물량을 보면 예년같으면 66만~70만TEU 정도인데 올해는 72만TEU를 기록했다"며 "올해 전체 목표인 257만TEU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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