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앞줄 왼쪽 세번째), 김태원 새누리당 국회의원(앞줄 왼쪽 네번째), 이원재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앞줄 왼쪽 다섯번째) 등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해외개발금융포럼 세미나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플랜트 건설산업이 전략적 변곡점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계속적인 추격을 통해 주력산업을 강화할지, 추격형 산업방향을 탈피해 신시장을 창출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지속적 성장을 위한 중장기 기반을 조성하되 선진국 추격형 시장에서 미개척 시장 돌파형 사업모델로 스펙트럼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3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황인주 연구위원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2차 해외개발금융포럼에서 '플랜트 건설산업 기반조성 및 경쟁력 확보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추격형에서 돌파형으로 스펙트럼 다양화"
황 연구위원은 "플랜트 산업은 사업계획, 시공운영, 기자재·장치 조달, 공정·시스템 설계 등이 결합된 복합산업인데다 전·후방 연계사업이 많아 파급효과가 크다"며 "국내 플랜트 산업은 2006년 100억달러 해외수주 달성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대기업 위주로 수주가 이뤄지고 발전, 석유화학, 가스처리시설 등 분야도 편중돼 있는 등 시장, 사업, 지역 등에서 다양성이 부족해 신시장, 틈새시장, 미래 성장모델 발굴이 미흡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 플랜트 산업은 핵심가치 분야 간 연결사슬이 취약하고 해외 의존도가 높아 수요, 경쟁, 경기변동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선도기업이 탐사, 개발, 생산 등 상류 부문에서 실적과 경험을 기반으로 강점을 강화하고 중국, 인도 등 후발기업이 가격 경쟁력, 자국 수요 등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국내 기업은 상세설계, 시공 등 단기실적에만 집중함으로써 기획개발, 기본설계, 조달, 운영관리 등 전 주기 가치사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게다가 중동이나 동남아 편중이 높고 국산 기자재 연계한 조달체계가 미흡해 해외시장에서 내놓을 만한 포트폴리오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황 연구위원은 "시장수요, 규제, 무역장벽, 카르텔 등 시장환경의 변화에도 능동적인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신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촉진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전문인력 양성, 법제 정비, 글로벌시스템 구축 등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플랜트 건설산업 클러스터 및 플랜트기술 특화센터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에 산재한 기술이나 인력, 기자재, 엔지니어링, 인프라 등 자원을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협업해야 한다"며 "향후 선도형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제공인 인증 및 성능평가를 담당할 플랜트기술센터가 테스트베드(시험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전통자원 시장서도 모듈화 플랜트 산업 '주목'
'해외 비전통자원 개발시장 동향과 사업 참여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신흥식 오일샌드플랜트연구단장은 틈새시장으로서 비전통 에너지자원에 대한 모듈화 플랜트 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단장은 "석유, 가스 등 전통자원 매장량 감소로 오일샌드, 셰일가스 등의 개발이 확대되는 가운데 시공기간 단축,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비전통자원에 대한 모듈화 플랜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며 "국내 기업의 강점인 상세설계, 제작시공 등의 기술을 특화해 시장 진입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국회 해외건설금융포럼의 공동대표인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박기풍 해외건설협회장, 이원재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김경회 대한설비건설협회 총괄본부장 등 건설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