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수주한 2만1100TEU급 컨테이너선 조감도. 이 선박이 현존하는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선박이다.
국내 조선소가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줄어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조선소에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가뭄 끝에 단비가 되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2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이상 컨테이너선의 전 세계 발주 물량은 총 21척이다. 이 중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수비크조선소),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가 발주 물량의 19척을 수주하며 사실상 싹쓸이했다. 나머지 2척은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소가 수주했을 뿐이다.
2만TEU급 컨테이너선은 20피트 컨테이너를 한번에 2만개까지 실을 수 있는 배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배의 규모는 길이가 400m, 폭 60m, 깊이 35m에 달한다. 갑판 면적만 축구장 4개 넓이에 달하며 적재된 컨테이너 박스를 일렬로 줄을 세우면 서울에서 강원도 횡성까지(126㎞) 이을 수 있는 거리다.
국내 조선소가 2만TEU 컨테이너선을 싹쓸이하고 있는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소 중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가장 큰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발주된 2만TEU 이상 컨테이너선 절반에 달하는 10척을 수주했다. 또한 국내 조선소 중에서도 가장 먼저 2만TEU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을 뿐 아니라 가장 큰 2만1100TEU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두 번째로 2만TEU급을 수주한 곳은 조선 명가인 한진중공업 수비크 조선소다.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협소한 도크로 인해 대형 선박 수주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수비크조선소가 건설되면서 대형 선박 수주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진중공업이 수주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지난 3월 프랑스 최대 해운사인 CMA-CGM으로부터 2만6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3척이다.
다음으로는 대우조선해양이 머스크와 2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수주계약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캐나다 선사인 시스팬으로부터 2만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는 글로벌 선사 간 물동량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연료 소모량이 기존 선박에 비해 20~30% 적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업계에선 올해 30여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추가 발주될 것으로 예상한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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