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미래창조과학부
이동통신 역사 30년 만에 통신서비스 패러다임이 기존 '음성'에서 '데이터'로 전환됐다. 정부는 SK텔레콤의 새 요금제 인가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 완료를 선언하며 이동통신 새 역사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SK텔레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인 '밴드(band) 데이터 요금제'를 인가했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당초 오는 2017년까지 도입을 목표로 했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2년 앞당겨 조기에 도입될 수 있도록 올해 초부터 이통사들과 협의를 추진해 왔다.
미래부 관계자는 "스마트폰 도입 이후 휴대폰이 단순한 통신수단을 넘어서 '손 안의 컴퓨터'로 국민생활의 필수품이 되면서 국민들이 저렴하고 부담 없이 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아울러 통신소비 패턴이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했으나 통신요금은 음성 중심의 체계가 유지돼 오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음성에 대한 요금부담은 없애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서 적정 요금을 지불하는 체계로의 전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래부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항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먼저 음성통화를 사실상 보편적 서비스화(化)해 누구나 부담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모바일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경제·문화·사회적인 편익을 누리는데 있어 데이터 요금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민들이 부담 없이 데이터를 이용하면서 이동통신 인프라가 고도화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서비스가 꽃을 피우고 연관 벤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중점을 뒀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도입된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2만원대 요금으로 음성을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해 음성을 사실상 기본 서비스화했다.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이 5만1000원에서 2만9900원으로 인하돼 음성 위주 이용자들의 통신비가 연간 최대 7000억원이 절감 가능하게 됐다. 특히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음성통화가 많아 비싼 요금을 내던 영업사원, 대리기사, 콜센터개인상담원, 주부 및 중장년층 등 약 300만명(이통 3사 기준)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음성 요금을 대폭 낮추면서도 데이터 요금은 올리지 않고 현재와 같거나 소폭 인하했다. SK텔레콤, KT, LG U+ 이통 3사 모두 데이터 무제한 요금의 시작구간을 인하하고, 데이터 당겨쓰기·이월하기 등으로 가입자들의 데이터 비용 부담은 완화하고 이통사의 낙전수입은 최소화했다. 해외 이통사의 요금과 비교 시, 대부분의 요금구간에서 훨씬 저렴하고,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구글 '프로젝트 파이(Fi)' 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30GB 데이터 이용 시 미국 AT&T는 28만원, 구글은 34만원의 요금을 부담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9만9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이와 함께 이통 3사 모두 약정 없고 위약금 없는 요금체계를 전면 도입해 약정을 하지 않아도 요금은 과거와 같이 2년 약정 할인된 수준으로 제공한다. 약정 부담 때문에 무약정으로 높은 요금을 부담해 온 230여만명에게 연간 약 36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혜택이 기대된다.
'무선인터넷전화(m-VoIP)' 전면 허용으로 국제전화를 많이 쓰는 가족들의 통신비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는 요금 구간마다 사용량에 제한이 있었던 무선인터넷전화를 자신의 주어진 데이터 제공량 범위 내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 해외 유학 중인 자녀와 통화를 많이 하는 부모 등이 비싼 국제전화를 무선인터넷전화로 대체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저렴해진 통신요금은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20%'에 가입하는 경우 더욱 절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은 기존 음성·유선 중심의 통신서비스가 보다 편리하고 스마트해지는 모바일·데이터 중심으로 그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의미가 있다.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돼 혁신적인 콘텐츠·서비스의 출현 등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의 조성을 촉진할 전망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정액요금제의 도입이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경제의 발전을 이끌었듯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본격적인 데이터 시대로의 전환을 촉발해 모바일 기반 벤처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최 장관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방송 등 콘텐츠 산업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사물인터넷(IoT)·융합 신산업, 원격진료 및 교육 등 산업의 개편을 가져다 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통사들도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기반으로 한 탈(脫) 통신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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