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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2공장 이르면 올해 착공

늘어나는 북미수요 대비 연산 30만대 공장 증설 7월께 공식발표 가능성

현대자동차의 미국 신규 공장 설립이 구체화됐다. 늘어나는 북미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공식 발표만을 남겨둔 것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오는 7월께 신설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인 워즈오토 등에 따르면 데이브 주코브스키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미디어데이에서 "60일에서 90일 후에 미국 신공장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뉴욕모터쇼에서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현대차 미국 2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3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르면 올해 착공을 시작해 오는 2017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오는 7월 열리는 2·4분기 실적 콘퍼런스 앞뒤로 미국 신공장 설립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미국공장 검토가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그동안 현지 수요 증가로 추가 생산시설 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내년 1월부터 승용차 무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그럼에도 현대차가 고심 끝에 증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늘어나고 있는 현지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 가동률은 137.9%에 달하고 있다. 공급 물량을 늘리고 싶어도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 1680만대에 이어 2016년 1720만대, 2017년 1750만대 등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2014년 미국에서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점유율은 하락했다. 현대차의 작년 미국 판매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72만570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신차 판매는 5.9% 증가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 점유율은 4.6%에서 4.4%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미국공장이 풀가동되면서 현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2공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2016년 완공되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서 현대차 일부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미국 공장 증설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장 설립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린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국 현지 매체들은 현대차가 미국 신규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1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HCD-15)'의 양산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워즈오토는 "싼타크루즈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이 좋아 현대차가 올해 안에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픽업트럭과 크로스오버 모델의 성장률이 높아서 현대차는 반드시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