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 제값 받을까.. 졸속매각 우려
코레일, 역사 7곳도 매각 민간 특혜 가능성 우려
통폐합 따른 인력 재배치 고용불안에 노조반발 예상
기획재정부가 27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등의 공공기관 기능조정안을 확정한 가운데 졸속 매각, 민간 특혜, 인력 재배치에 따른 고용불안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기관들의 기능을 조정하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이동시킬 경우 최대한 고용을 승계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구성원 개인이나 노조 등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급하게 팔려다 제값도 못 받나
정부는 이번 기능조정안을 확정하면서 코레일이 보유한 공항철도 지분 88.8%와 7곳의 민자역사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공항철도 지분 매각 소식에 공공성 훼손과 우량자산을 판다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거세게 반발했지만 코레일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공항철도는 당초 민자사업으로 추진, 사업비만 4조2000억원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공항철도에 대한 수요예측을 잘못해 당초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비율을 90%까지 높여 국민 혈세를 낭비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9년에는 코레일이 아예 1조2000억원을 들여 현재의 지분을 사들였다.
그런데 다시 6년 만에 민간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초대형 국책사업에 대해 정부 스스로 정책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이 보유한 공항철도 지분 가치는 1조8000억원가량.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공항철도 지분 매각 작업은 국민은행.기업은행 컨소시엄이 금리 입찰경쟁을 통해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이르면 6월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공항철도 주인은 코레일에서 국민.기업은행 컨소시엄으로 바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최승섭 부장은 "공항철도는 KTX 운행 등으로 점차 이용객이 늘어나는 등 성장성이 크고 철도의 공공성까지 생각하면 지금 매각하는 것은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또한 매각 후 요금 인상 등에 따른 부담도 시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레일은 또 부평역사, 신촌역사, 현대아이파크몰, 비트플렉스, 평택역사, 신세계의정부역사, 산본역사 등 7곳도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이들 역사로부터 배당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민간 매각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매각을 성급하게 진행할 경우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거꾸로 민간 입장에선 특혜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88관광개발의 88컨트리클럽과 한국문화진흥㈜의 뉴서울컨트리클럽 매각도 재추진된다.
■고용 100% 보장 될까
노형욱 기재부 재정관리관(차관보)은 기능조정에 따른 고용승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기능조정을 검토하면서 중요하게 세운 원칙이 인위적 인력감축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면서 "(기능조정 인원은) 새롭게 늘어나는 업무에 배치하고, 불가피하게 매각하는 경우엔 최대한 고용승계를 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기능조정 등이 결정된 52개 기관에서 관련 업무에 포함된 인력은 약 5700명이다. 예산은 7조6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 방침대로라면 이들 인원이 부서·기관 이동 등을 하는 경우에도 고용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신도시.택지개발 관련 인력 800여명이 주거복지.도시재생 분야로 배치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지사업 등을 진행했던 250명 가량을 타 부서로 전출해야 하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같은 기관 내 이동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기관 통폐합이나 타 기관으로의 이동, 일부를 통째 민간에 매각하는 등의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