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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요가·사료테스터 이색직업 '눈길'

반려동물 등록제 시행 이후 장례 등 新서비스 수요 급증

관련자격증 모두 민간 발급 정부 공인제 도입 목소리도


애견 요가·사료테스터 이색직업 '눈길'
국내에 강아지 요가인 '도가'를 소개한 노나미 수의사가 강아지와 함께 도가를 하고 있다. 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며 반려동물 장례사, 반려동물 행동 교정사 등 이색 직업과 이색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하면서 관련 이색 직업과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국내에 강아지 요가인 '도가(dog+yoga)'를 소개한 노나미 수의사(34)가 대표적이다. 노 수의사는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견을 보며 치료가 아닌 예방의학 차원에서 도가를 시작하게 됐다"며 "도가를 하며 주인이 큰 병이 될 수 있는 종기를 발견해 사전에 예방하거나, 반려견과 주인이 교감을 통해 정서 발달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국강아지요가협회장을 지내고, 요가강사자격증을 소유한 노 수의사는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에는 '요가하는 강아지'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노 수의사는 "최근 결혼 후 임신을 하면서 요가 교실의 운영을 잠시 중단했다"며 "전국에 도가 교실을 운영하는 곳이 1~2곳 추가로 생겨 운영하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늘어

도가가 아직까지 일반 반려족에게 익숙하지 않은 반면 최근들어 '반려동물 장례'서비스는 국내에서도 서서히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1일부터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애완견이나 애묘 등의 장례를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반려동물 사료테스터, 반려동물 사진사, 반려동물 행동 교정사, 반려동물 산책 대행 등 이색 직업 및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5월 31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민간자격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 혹은 '애견' 관련 민간 자격증은 모두 20여개가 등록돼있다. 과거 이색 직종으로 눈길을 끌었던 애견미용사를 비롯해 최근에는 반려동물행동교정 혹은 반려동물장례사 등의 직업이 추가되고 있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한 달에 150~200마리 정도의 반려견이 화장 된다"며 "전국에 비슷한 업체가 약 10~15개 정도 있다"고 말했다.

반려 동물 장례 서비스의 경우 시츄, 요크셔테리어 등 소형견을 기준으로 대개 15만~20만원 선이다. 장례 절차는 사람의 장례식과 흡사하다. 죽은 애완 동물을 관에 안치하고, 장례 의식을 치룬 뒤 화장을 하게 된다. 이후 유골을 주인에게 돌려주거나, 장례식장에 보관하는 경우, 혹은 반려동물의 유골을 모아 반지나 목걸이 등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 김포에서 반려동물 장례서비스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오동나무관의나 특별 수의, 고급 반려석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비용이 최대 170만원 가량 나오기도 한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일반 장례를 하는 경우가 많고, 일각에서 보는 과도한 사치 등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격 체계적 관리 필요

반려동물 장례사 및 각종 자격증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대표는 "민간에 반려동물장례사라는 자격증이 있지만 사실 해당 자격증은 사설 기관이 발행하는 비공인 자격증"이라며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해당 자격증이 없어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반려동물과 애견 관련 자격증 20종은 모두 비공인 자격증이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층들에게 '자격증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의 경우 한정된 시장으로 해당 자격증이 남발되도 실제 현장에서는 그만큼의 수요가 없다"며 "정부에서 체계적인 반려동물 자격증 관리 및 인증 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웅종 천안연암대학 교수는 "지난해 기준 전문대, 4년제 대학교, 수의과 대학을 합치면 약 40여 곳에 반려동물 학과가 개설돼 있다"며 "실제 이중 전공을 살리는 경우는 30~40% 정도에 그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