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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메르스 공포에 '방콕'…온라인 쇼핑 증가

회원 수 230만명 네이버 육아 카페 각종 외출 관련 걱정 글 연이어

대형마트, 슈퍼 등 온라인 매출 늘고 온라인 쇼핑몰 고객도 늘어

"메르스 때문에 '방콕' 할 생각이에요. 어린이집·유치원·대형마트·영화관 가릴 것 없이 외출하기 겁나요"

이달 들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고, 3차 감염자가 나오면서 메르스로 인해 외출을 삼가는 '방콕'족이 늘고 있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외출을 줄이고 집에서 필요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추세다.

3일 회원 수 200만명이 넘는 네이버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는 이날 자정부터 오후 2시까지 12시간 동안 약 200여건의 '메르스' 관련 글이 올라왔다. 이 카페는 여성만 가입할 수 있고, 주로 임신, 출산, 육아를 하는 엄마들이 가입한다. 게시글 내용을 보면 메르스 관련 각종 뉴스 정보, 혹은 외출하기 무섭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마트, 슈퍼를 직접 방문하기보다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롯데슈퍼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틀 동안 온라인 매출은 메르스 소식(20일)이 알려지기 전 인, 2주전 동요일(5월 18~19일)과 비교해 29.5%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을 포함한 전체 매출 신장률 4.9%에 비해 약 6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일에는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처음 나오면서 정부 예상보다 메르스의 전염력이 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기 시작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집에서 해동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증가율이 123.0%로 가장 높았다. 가글·치약 등 구강용품(119.2%), 쌀 등 곡물(108.2%), 손 세척제 등 위생용품(65.8%), 식사 대용식 등 냉장식품(41.0%)이 뒤를 이었다.

롯데슈퍼 E슈퍼팀 홍준형 대리는 "할인 프로모션을 제외하고 온라인 매출이 30% 가량 증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특히 개인위생과 식사대용 식품을 구매하는 온라인 구매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경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온라인 몰 매출은 22% 신장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손소독 청결제·마스크 등 위생용품(58%), 영유아 상품(72%), 대용식 및 통조림 식품(39%) 등 저장성 식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단 해당 기간 영유아 프로모션을 동시에 진행해 메르스로 인한 온라인 매출 증대 효과는 8~10% 정도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인터넷몰과 모바일몰 매출도 각각 26.1%와 11.1% 늘었다.

대형마트들 업계는 오프라인 고객이 줄고 온라인 매출이 느는 것에 대해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모바일의 급성장으로 대형마트 온라인 매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현재까지 대형마트 매출의 90~95%는 오프라인에서 발생한다. 온라인 고객이 늘어도 오프라인 고객 매출이 줄면 전체 매출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해당 기간 온라인몰 매출은 6% 늘어났고, 오프라인 매출도 2.5% 증가했다"며 "1~4월 누계 기준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 중인 점을 고려하면, 메르스에 따른 매출 감소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메르스 발생을 전후에 온라인몰의 식품 매출도 늘었다. 오픈마켓 옥션과 G마켓에서는 메르스 첫 감염자가 발생한 5월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12일간 메르스 발생 이전 동일 기간과 비교해 라면, 즉섭밥, 가공식품 판매량이 11~43% 가량 늘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