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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art와 함께 하는 그림산책] 화려한 색채, 생명력 넘치는 한국의 자연

[fnart와 함께 하는 그림산책] 화려한 색채, 생명력 넘치는 한국의 자연
이대원 '농원'(1998년)

지난 2013년 전두환 전 대통령과 그의 자녀들이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이 압류될 당시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은 서울 연희동 자택 거실에 걸려있던 이대원 화백(1921~2005)의 1987년작 '농원'이다. 120호 크기의 이 대작은 그해 말 서울옥션이 실시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에서 6억6000만원에 낙찰돼 다른 컬렉터의 손에 들어갔다.

미술품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이대원 화백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대원 화백의 작품을 여러 점 소장하고 있는 서울미술관이 지난 5일부터 이 화백 10주기를 맞아 개최하고 있는 '가장 행복한 화가, 이대원'전이다.

여기에는 소박한 기법을 추구한 초기 작품부터 중.후기의 감각적이고 화려한 원색의 기법까지 골고루 보여주는 20여점의 작품이 망라됐다.

이번 전시의 즐거움은 이 화백의 그림이 어떤 변모과정을 거쳐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1950~60년대 작품에는 비교적 단순한 구도의 나무가 주된 소재로 등장하는데 캔버스에 표현된 나뭇가지의 강렬한 윤곽선이 특히 인상적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작품에는 원색의 점과 선을 통해 경쾌한 율동감과 생동감 넘치는 기운이 전달되고 있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더 화려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붓 터치가 생명력 가득한 자연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또 전시장 한편에선 이대원 화백이 생전에 즐겨 듣고 불렀다는 동요 '과수원길'이 나지막이 흘러나와 화려한 색채로 자연을 예찬했던 이 화백의 작품들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전시는 8월 9일까지. (02)395-0100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