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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제주 바람 뚫고 대회 2연패 달성..상금순위와 대상 포인트 1위 탈환

전인지, 제주 바람 뚫고 대회 2연패 달성..상금순위와 대상 포인트 1위 탈환
14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골프장에서 열린 KLPGA투어 제9회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상금 순위와 대상 포인트 1위로 올라선 전인지가 금메달을 목에 건 채 우승 트로피를 오른손으로 감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제주시(제주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덤보'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세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전인지는 14일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제주 골프장(파72·662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9회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6억원)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한 전인지는 허윤경(25·SBI저축은행)과 김보경(29·요진건설)의 추격을 1타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최초 2연패이자 시즌 3승, 통산 7승째를 거둔 전인지는 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보태 이번 대회에 불참한 이정민(23·비씨카드)을 제치고 상금 순위 1위(5억3399만1500원)로 다시 올라섰다. 또한 대상 포인트 부문에서도 50점을 추가해 이정민을 12포인트 차 2위로 끌어 내리고 1주일만에 1위(219) 자리를 탈환했다.

1타차 2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전인지는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2번(파4)과 3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전인지는 같은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허윤경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버디 퍼레이드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러는 사이 허윤경이 7번홀(파3)에서 4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리고 전인지의 우승 가능성보다는 허윤경의 시즌 첫 승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는 듯 했다.

전반 9홀에서 3타를 줄인 전인지는 후반들어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자 극도의 인내심을 요하는 '지키는 골프'로 전략을 바꿨다. 결과적으로 3번홀 버디를 끝으로 15개홀 연속 파세이브에 성공한 그 전략은 주효했다. 선두로 치고 나가던 허윤경이 먼저 무너졌다. 허윤경은 11번과 14번홀(이상 파4)에서 나란히 쓰리 퍼트를 범해 전인지에게 단독 선두 자리를 내주었다. 두 차례 모두 2m 남짓한 파퍼트를 놓친 것이어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통산 4승 중 2승을 제주도에서 열린 대회서 거둬 '명예 제주 비바리'라는 닉네임을 얻은 김보경이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보경의 시즌 2승이자 세 번째 제주도 대회 우승 꿈은 17번홀(파4) 1.5m 가량의 파퍼트 실패로 물거품이 됐다. 김보경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온 것도 못내 아쉬웠다. 2타를 줄여 허윤경과 함께 공동 2위(최종 합계 7언더파 209타)로 대회를 마친 김보경은 올림픽 경기 방식으로 치러진 시상식에서 백카운트에 의해 은메달을 목에 거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전인지는 "작년과 달리 사흘 내내 바람이 많이 불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내 게임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경기 총평을 했다. 그는 "지난주 휴식차 언니와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그 기간 전혀 골프채를 잡지 않고 과일을 많이 먹으면서 비타민을 보충해 방전되었던 체력을 끌어 올린 것도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이어 "우승에 대한 목표보다는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한다"며 "퍼팅 때 안좋은 습관을 버린 것이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승수는 더욱 많이 쌓아질 것이다"고 올 시즌 남은 일정에 대해 전망했다.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에 대해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지만 기회가 되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