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에 전환상환우선주(RCPS)형태로 투자에 나섰던 벤처캐피탈(VC)들이 잇따라 보통주 전환에 나섰다.
최근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코넥스 상장사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상위 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대비해 차익 실현을 준비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전환상환우선주란 채권처럼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상환받거나 만기 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엘앤케이바이오, 엔지캠생명과학, 에이비온 등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했던 VC들은 5월 이후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엘앤케이바이오는 지난 10일 산은캐피탈이 보유 중이던 전환상환우선주 79만9980주에 대해 보통주로 전환한다고 공시했다. 국내외 의료기기 매출 증대 등 성장성이 부각되자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바꿔 매각 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이날 엘앤케이바이오 주가는 2013년 9월25일 상장 당시 시초가(6180원) 대비 300% 가까이 상승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도 바이오, 의료 등 기술력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상장을 대비한 추가 수익도 기대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 우량 종목의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 시 3개월 주가 상승률은 평균 67%에 달했다. 엘앤케이바이오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엔지켐생명과학도 한빛인베스트먼트가 지난달 18일 전환상환우선주 5만8000주의 보통주 전환을 청구했고 에이비온은 지난 12일 한국투자파트너스, 산은캐피탈 등이 273만1014주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의에 대한 보통주 전환을 청구했다. 두 회사도 상장 당시 시초가 대비 주가가 각각 600%, 80% 이상 급상승한 가운데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VC들이 통상 투자금 회수가 쉬운 전환상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했다는 의미는 피투자사의 성장성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즉, 주가 상승 시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이 만기 시 얻을 수 있는 확정 이자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엄지원 연구원은 "통상 보통주로 전환하기 전에는 일정 기간을 들고 있다 채권처럼 이자만 받고 끝나기 때문에 차라리 보통주로 바꿔서 시세 차익을 노리겠다는 행보로 보인다"며 "특히 현재 코넥스 시장은 제약·바이오 등을 제외하면 절대적인 거래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피투자사의 상위시장 이전상장 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것도 보통주 전환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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