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18일 삼성SDI와 삼성화재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찬성한다면 주주들에 대한 배임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엘리엇은 이날 웹사이트(www.fairdealforsct.com)에 공개한 설명자료를 통해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화재와 삼성SDI가 합병에 찬성한다면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상태인 만큼 삼성화재와 삼성SDI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화재와 삼성SDI는 각각 삼성물산의 지분을 4.79%, 7.39%를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은 "합병과 관련한 임시주총이 열린다면 삼성SDI와 삼성화재는 합병에 찬성할 것"이라며 "합병 자체가 위법이고 합병이 성사되면 삼성화재와 삼성SDI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회사는 물론 개별 이사들도 불법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합병하면 삼성물산의 주주인 삼성화재와 삼성SDI의 가치도 하락하기 때문에 이들 주주들에 대한 배임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화재와 삼성SDI도 주주들에 대한 항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다.
엘리엇은 "한국 상장기업의 경우 합병비율을 산정할 때 과거 주가흐름을 기초로 하는 융통성 없는 공식으로 적용한다"며 "이는 이사회가 특정시기에 합병을 할지 말지를 고민할 때 회사와 주주 이익에 최선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의무에서 자유롭다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만일 기업 지배구조 기준이 불합리하다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
한편,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매각한 것에 대해서도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희석하는 결과이며 현재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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