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서비스 창출 가능 너 나 할 것 없이 뛰어들어
산업간 갈등도 생겨나 통신사 車관련 서비스
완성차, 불법 개조 간주 이해관계자 상호 합의 필수
오는 2018년이면 세계적으로 28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스마트카(smart car)가 스마트폰의 뒤를 이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의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 성장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며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물론 정보기술(IT) 기업, 통신사들까지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8년 280조 시장, 사활 건 선점경쟁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이미 15년 전부터 차세대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스마트카 육성 및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 스마트카를 꼽고 있을 정도로 스마트 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시장분석기관 SA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카 시장규모는 2015년 2100억달러에서 2018년 2722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업들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규모다.
KT경제경영연구소 최윤정 연구원은 "스마트카란 전기전자, 통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고도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자동차"라며 "통신망에 상시 연결된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와 넓게는 운전자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전하는 무인 자동차를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ICT, 성장 가능성 무한대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이 융합한 스마트카 산업은 성장성을 점치기 어려울만큼 무한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눈에 띄는 스마트카 시장은 크게 두 가지. 첫번째 영역은 편안하고 재미있는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로 현재 가장 널리 확산돼 있는 형태다. 음악, 비디오 내비게이션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분야는 애플과 구글 등 플랫폼을 앞세운 기존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두번째 영역은 획기적인 안전성 강화와 비용 절감에 기여하는 '스마트 드라이빙' 서비스로 아직은 주로 연구개발 중에 있는 서비스들이다. 차량의 주행정보를 비롯해 차량 진단, 긴급구조, 응급 처치까지 원터치로 가능케 하는 서비스, 나아가 차량간 통신(V2V·Vehicle To Vehicle), 교통 인프라간 통신(V2I·Vehicle To Infra)을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기능까지 포함한다.
최 연구원은 "이러한 서비스야말로 자동차가 가진 본연의 속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가치 제공으로 고객의 지불의사(WTP·Willingness To Pay)를 높여주는 서비스"라며 "소비자의 차량 구매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을 보더라도 여전히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비용과 안전 문제"라고 설명했다.
■자동차-통신사 갈등도 생겨… 대안 찾아야
기존 자동차 산업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기업은 바로 통신사다. 이미 통신사는 모바일 혁명 시대의 과실을 플랫폼 등 다른 업체에 넘겨준 바 있기에 스마트카를 비롯한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산업간 갈등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실제 SK텔레콤의 'T카(Car)' 보증수리 거부사태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T카 서비스는 자동차에 통신 프로그램을 설치, 운전자의 스마트폰과 연결해 원격시동 및 차량 상태 등을 점검하는 서비스다.
문제는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가 이 서비스를 자사의 보증수리 규정에 어긋나는 불법 개조로 간주해 T카 서비스로 인해 유발되는 고장과 사고에 대한 보증수리를 거부한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도 T카 서비스를 장착했다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과실 여부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명하기에 보험 혜택을 제공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카를 둘러싼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최 연구원은 "스마트카 시장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완성차 업계, ICT 업체와 보험사 등 이해관계자들간 긴밀한 협력과 상호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스마트카가 시장에 완전히 정착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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