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함 받아들이고 생각의 틀 깨야
다양한 사고방식을 통해 전진·후진 반복하며 위대한 아이디어 구축을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 주최한 '제6회 모바일코리아포럼'이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조적 파괴… 생각의 틀을 깨라'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귀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남상인 파이낸셜뉴스 상무 2이기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3이상철 LG U+ 부회장 4홍문종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5래리 라이퍼 스탠퍼드대 D스쿨 교수 6도브 모란 코미고 대표 7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 8최재유 미래부 제2차관 9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10유필계 LG U+ 부사장 11권성철 파이낸셜뉴스 사장 12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실장 13이성구 파이낸셜뉴스 소비자경제연구소장 14김한얼 홍익대 교수 15임종태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장 16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17노영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부회장 18이형희 SK텔레콤 MNO총괄(현 한국사물인터넷협회장) 19전인성 KT 부사장 20황중연 ICT대연합 부회장 21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22김상헌 네이버 대표 23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24서성원 SK플래닛 사업총괄 부사장 25최형욱 매직에코 대표 26김남용 삼성전자 상무 27설정선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부회장 28이장규 파이낸셜뉴스 이사 29임정효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규격이 갖춰지고 체계가 정해진 조직은 절대로 창조적으로 사고할 수 없다. 창조적 사고를 원한다면 조직의 틀부터 바꿔야 한다."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디자인적 사고)' 창시자인 래리 라이퍼 스탠퍼드대 교수는 창조적 사고를 위해 기업이나 정부의 획일적 기존 조직구조부터 바꾸라고 조언했다. 또 창업은 "사냥은 무엇을 사냥하는가보다 누구와 사냥하는가가 성과를 좌우한다"며 "창업은 사냥과 같은 개념이어서 창조적 사고를 가진 팀원들을 모아 그들이 다양하고 위험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경험을 지닌 팀원들의 경영혁신
라이퍼 교수는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미래창조과학부 공동주최로 열린 '제6회 모바일코리아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디자인 싱킹을 각종 프로젝트에 적용했을 때 '위대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디자인 싱킹이란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하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집중, 다양한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어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실제 스탠퍼드의 많은 연구진들은 디자인 싱킹이라는 혁신방법론을 각 전공분야에 융합해 또 다른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라이퍼 교수는 이 과정을 사냥에 비유했다. 그는 "과거의 야생동물 사냥은 별도의 지도나 계획 없이 각종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직접 뛰어드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며 "이때 사냥무기보다는 어떠한 사람과 함께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경험을 지닌 팀원들이 브레인 스토밍을 통해 만들어낸 솔루션은 반드시 시제품으로 만들어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제언이다. 이때 고객의 관점에서 시제품을 변형, 위대한 제품으로 완성해 나가는 게 디자인 싱킹 과정이다.
■"모호함과 춤추라"… 정답 찾으면 창조적 파괴 못해
라이퍼 교수는 특히 '모호함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동안 구축된 지식체계를 바탕으로 하나의 정답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다양한 사고방식을 통해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위대한 아이디어를 구축해 나가라는 것이다. 실제 그가 제시한 프로젝트 일지를 보면, 일직선이나 상승곡선이 아닌 지그재그 형태의 논의 과정이 그려졌다.
또 D스쿨의 경우 대륙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컬처코치'를 도입했다.
그는 독일 뮌헨의 한 대학과 공동 프로젝트를 실시한 경험을 예로 들며 "뮌헨은 계획만 하다가 회의가 끝난 반면 스탠퍼드대는 무조건 시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다 보니 실시간 협력에 충돌이 생겼다"며 "이때 컬처코치를 활용해 각각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협업하는 과정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으로 미래산업 개척
라이퍼 교수는 인간 중심적 접근방식인 디자인 싱킹이 실제 적용된 사례로 글로벌 e-비즈니스 솔루션 전문업체인 SAP를 제시했다. 이 회사는 현장조사를 통해 고객의 감정상태가 의사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자동차 판매의 경우 영업사원이 고객에게 부정적 감정을 보였을 때와 긍정적 감정을 노출했을 때 영업실적이 엇갈렸다. 이는 과거 고객 방문 횟수와 구매율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닌 영업사원과 고객 간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측정한 수치가 실제 실적과 일치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도구인 한 사람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면 그의 행동 결과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래 신산업으로 여겨지는 자율주행차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라이퍼 교수는 "운전자가 없는 로봇차, 혹은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사람과 기계 간의 상호작용에 집중해야 한다"며 "로봇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일방적인 정보전달이 아닌 관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라이퍼 교수는 인스타그램(Instagram·온라인 사진 공유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스탠퍼드대학 D스쿨 학생들이 그간 창업한 1만1000개의 회사와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혁신기업의 필수요건으로 'T자형 인간'을 제안했다.
'T자형 인간'은 횡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 종적으로는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라이퍼 교수는 이 개념을 더욱 확장해 아래로 뻗은 직선, 즉 여러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하나의 팀을 이뤘을 때 발휘되는 시너지에 대해 역설했다. 각 기업의 T자형 인간의 역할이 커지면 비용절감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다양한 사업기회가 만들어진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특별취재팀 황상욱 차장 김학재 김미희 박지영 박지애 기자 김성호 안태호 한영준 김규태 최미랑 원희영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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