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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채권은행들, 대기업 수익성 악화에 적자 수두룩.. 감사상 적정 판단 기업도 못믿을 판

주채무계열 그룹사 41곳 작년말 신용공여액 303兆 전년보다 7.4%나 늘어나




주채권은행들, 대기업 수익성 악화에 적자 수두룩.. 감사상 적정 판단 기업도 못믿을 판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대기업 그룹의 상당수가 취약해진 재무구조로 부실우려까지 낳고 있다. 은행권에 지나친 채무를 갖고 있는 대기업의 경우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수익성까지 악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엔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의 누적적자를 숨겨왔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감사상 '적정' 판단을 받은 기업도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기업들은 악화된 경영환경 탓에 심각한 적자 기록까지 드러내며 위험 수준을 넘나들고 있다. 또 관리대상에 속하지 않은 기업도 신용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란 은행에 채무가 많은 주요 그룹(주채무계열)들 중 재무구조 평가에서 불합격해 채권단으로부터 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약속을 맺는 절차다. 통상 금융권 전체의 0.078%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갖고 있는 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한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약정이 관리대상계열로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이에 해당한다.

16일 금융감독원 등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신용공여액이 많은 41개 그룹사가 주채무계열로 선정됐다. 여기엔 삼성, LG, 포스코 등 대기업을 비롯해 한진, 금호아시아나, 동부, STX조선해양, 대우건설 등이 포함됐으며, 장금상선과 하림계열이 신규 편입됐다.

무엇보다 주채무계열에 대한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액은 303조원으로 전년(282조3000억)보다 7.4%(20조7000억원) 증가했다.

그 중 금융기관 총 신용공여액에서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6.7%에 이른다.

최근 부실논란을 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은행권의 신용공여액은 21조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기준 5대계열에 대한 신용공여액 역시 124조7000억원으로 전년(112조7000억원) 대비 12조원(10.7%) 급증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1년 전 보다 8.8% 늘어난 31조7000억원, 삼성 역시 3.9% 증가한 2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SK(24조5000억원)와 현대중공업(21조4000억원)의 경우 각각 1년만에 신용공여액이 22.4%와 20.9%나 늘어났다.

문제는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급등한 부채비율로 인해 비상상황이라는 점이다.

한진이나 동부, 금호아시아나 등 수년째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이어오고 있는 그룹들 외에도 장금상선이나 OCI 등도 과도한 부채비율로 인해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이랜드의 경우 연간 부채비율이 200% 가까이 급등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랜드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2년 191.6%에서 2013년 198.2%, 2014년엔 398%로 급등했다.

이 때문에 주채권은행들은 물론 관련 업계에선 주채무계열 기업 상당수를 '지뢰밭'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기업이더라도 부실 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것.

금융권 한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만 보더라도 감사상 문제가 없던 기업이었는데 부실이 터졌다는 점에서 기업 대부분이 금융사에 빚진 채무가 상당하다는 것과 연관해 보면 결국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대기업들 중 은행에 레드카드(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및 관리대상 계열)를 받지 않은 기업들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