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잘란알로 야시장 전경 사진=조용철 기자
【 페낭·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조용철 레저전문기자】 말레이시아 북서해안 도시 페낭.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이곳에선 화려한 건축물과 다양한 먹거리, 여유로운 자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시아의 진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동양의 전통과 문화 유산을 보존하고 현대적인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여 동서양의 문화가 완벽하게 공존하는 페낭의 중심지 조지타운은 지난 2008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다음으로 붐비는 국제적인 도시인 페낭은 풍부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아름다운 해변 리조트, 맛있는 음식이 모두 갖춰져 있어 매년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현지가이드 허태경씨는 "페낭은 물놀이를 하는 휴양지의 성격보다는 관광지에 더 가깝다"며 "페낭이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이유는 과거 서양에서 동양으로 바닷길을 이용할 때 쉴 수 있는 중간 지점이 바로 여기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 광장 앞 분수
■ 초록숲· 말라카해협 푸른 바다… 지역민 삶 담긴 벽화거리 등 볼거리도 풍성 페낭
다채로운 미식 문화로 잘 알려진 페낭은 주변 동남아 젊은이들이 가볍게 놀러오는 휴양지로 알려져 있어 세련된 카페 문화도 함께 발달했다. 페낭에는 독특하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음식의 하나는 야채와 납작한 쌀국수를 볶은 '차퀘이테오'다.
페낭은 285㎢의 면적으로 본토인 세브랑퍼라이와 3㎞ 넓이의 해협으로 나뉘어 있다. 페낭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지난 1985년에 현대건설이 지은 13.5㎞ 길이의 페낭대교와 지난해 완공된 제2페낭대교를 이용하면 된다.
페낭이라는 이름은 '풀라우 피낭'이라는 말레이어로 섬이라는 뜻의 풀라우와 빈랑나무에서 유래됐다. 페낭은 1786년 영국 선장 프란시스 라이트가 설립한 영국의 동남아시아 첫 전초기지로 오랜기간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1946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독립하며 말레이시아에 편입됐다. 150만명이 조금 넘는 인구 중에는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태국, 버마, 유라시아, 일본인 등 다양한 인종이 포함돼 있다.
숙소인 샹그릴라 라사 사양 리조트의 아침은 맑은 새소리로 시작한다. 호텔방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트 페링기 해변과 푸른 바다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한다.
페낭의 중심지인 조지타운은 마스지드 카피탄 켈링 거리에 우뚝 솟은 첨탑과 중국인 수상가옥인 클랜 제티 등 독특한 문화유산이 공존하고 있다. 최근엔 거리의 예술과 거대한 와이어 조각이 이 일대에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화가 어니스트 자카레빅의 '자전거 타는 아이들'은 이 지역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벽화 작품으로 여행자들이 즐겨찾는 장소 중 하나다. 거리를 걷다보면 처음엔 만만하게 봤지만 5분 정도 지나면서 온 몸에 땀이 흐르고 머리 위로는 불덩이가 떨어지는 듯하다. 숨쉬기 힘들만큼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문득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엄청난 거리 예술의 향연이 여행의 순간을 풍성하게 해준다.
페낭 전경을 살펴보려면 페낭힐로 올라가면 된다. 후니쿨라(톱니바퀴 기차)를 타고 페낭힐로 올라가면 조지타운의 아름다운 전망과 말라카 해협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페낭힐 꼭대기 곳곳에서는 사진을 찍는 여행객이나 연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페낭힐의 정상은 섬과 본토의 환상적인 전경과 초록의 숲, 기이한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과 낮은 온도로 시원함을 제공한다. 페낭힐 주위의 곳곳에선 영국 점령 당시의 방갈로를 찾아볼 수 있다.
기차에서 내려 계단과 오르막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지금의 벨뷰호텔인 보안관 윌리엄 해링버튼의 집과 우드사이드 방갈로,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하얀집 등 오래된 방갈로를 볼 수 있다.
■ 다채로운 문화 공존· 미식가 입맛 사로잡는 잘란알로 야시장 먹거리 강추 쿠알라룸푸르
페낭에서 항공편인 에어아시아로 1시간가량 이동하면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는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황홀한 전망을 자랑하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우리나라의 인사동과 같은 센트럴 마켓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자랑한다.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야경
쿠알라룸푸르하면 떠오르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사의 사옥이다. 각종 영화의 배경으로 나오면서 쿠알라룸푸르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밤이 되면 보석처럼 빛나는 눈부신 조명으로 인해 한층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며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들로 넘쳐난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83층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면 쿠알라룸푸르 시가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독립의 상징인 메르데카 광장 주변엔 시청, 중앙은행, 경찰청, 관광청, 역사박물관 등 주요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다.
왼쪽부터 페낭 수상가옥, 겐팅 케이블카와 겐팅하이랜드로 가는 옛길, 페낭힐 러브락 펜스
현대적인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을 찾아볼 수 있는 장소다. 부킷빈탕역에서 거리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쿠알라룸푸르의 대표적인 야시장인 잘란알로 야시장을 만나볼 수 있다. 중국 화교 중심으로 형성된 중화 야시장 거리다. 다양한 씨푸드요리, 말레이.싱가폴.중국.태국식 음식을 파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코를 자극하는 육포, 열대과일과 함께 맥주, 중국술로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북동쪽으로 58㎞ 떨어진, 자동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에는 '고원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겐팅하이랜드가 있다.
해발 1800m의 울루칼리산 정상에 있는 켄팅하이랜드는 호텔과 카지노 등이 들어서 있는 말레이시아 최고의 위락도시로 독특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다.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연결돼 있는 케이블카는 겐팅하이랜드의 울창하고 멋진 열대우림의 장관과 스릴을 동시에 선사한다. 현지가이드 허태경씨는 "겐팅 케이블카는 장장 14.5㎞에 이르는 거리로 약 20분간 주변 경치를 둘러보며 겐팅하이랜드에 오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면서 "고원지대로 날씨가 선선한 편이어서 말레이시아인들의 여름 휴가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yccho@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