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가 서로 다른 물통 속의 칸막이를 떼어내면 수위가 순식간에 같아지듯 투자의 세계에서도 돈의 흐름은 자유롭기에 독보적인 투자처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이 투자성 상품은 예금보다 고수익의 가능성이 높지만 항상 그 이면에는 고위험의 가능성도 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됨에 따라 '적금 금리 0%대 시대'가 열리자 은행의 예.적금을 등지고 투자처를 찾아 나서는 금융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1일 만난 자산관리전문가 KB국민은행 박규배 방배 프라이빗뱅킹(PB) 센터장(사진)은 "저성장.저금리.고령화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1.5% 내외로 낮아지다 보니 예·적금 등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만 자산관리를 해왔던 사람들도 투자성 상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약재도 체질에 따라 적합도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나이, 투자 규모나 투자목적, 직업 등 본인의 투자환경이나 투자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맞는 투자처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전문적인 금융회사의 자산관리전문가를 찾아 본인의 투자스타일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아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투자스타일을 파악한 후 본인의 투자등급과 향후 시장전망을 근거로 적절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지금 같은 저금리 환경에서는 본인의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의 투자성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필요가 있다"며 "최근 낮은 금리로 투자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에게 주로 중수익.중위험형 상품군(혼합형 펀드, 인컴펀드, 시장중립형 펀드, 해외채권형 펀드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총자산 규모나 연령별로 다르겠지만, 안정적으로 운용을 원한다면, 예컨대 50% 정도는 저위험.저수익 상품군(정기예금, 연금형 상품 등), 40% 정도는 중위험.중수익 상품군(원금보장형 ELB, 혼합 채권형 펀드 등), 나머지 10% 정도는 고위험.고수익상품군(주식형 펀드나 직접 주식 투자 등)의 조합을 권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문가에게 의사결정을 일임하기보다는 자산관리에 대한 최종 결과는 결국 자신에게 귀결됨을 인식해 국내외 경제, 금융시장 동향과 금융상품들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부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자산관리전문가는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지 결정을 내려주는 사람이 아니기에 스스로 내린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아는 금융마인드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센터장은 글로벌화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예전처럼 장기투자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투자자 및 상품의 위험수준에 따라 적정 목표수익률이나 손실감내율을 정하고 이에 해당하면 상품을 정산하고 재투자 기회를 계속 찾아 나가는 방식을 추천했다.
박규배 센터장은 "국민은행의 PB 브랜드인 '골드앤와이즈(GOLD&WISE)'의 모토이기도 한 고객의 가치 우위, 업에 대한 전문성, 장기적인 신뢰 구축이 자신의 목표"라며 "작게 보면 고객분들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키워드리는 일을 하지만 시야를 넓혀 그분들의 행복한 삶에 도움을 드리는 것이 저희들의 주된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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