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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한국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나라"

'레이크 루이즈' 발매 30주년 기념, 내달 10일 예술의전당서 가을콘서트.. 한국 팬들 만남에 앞서 이메일 인터뷰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한국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나라"

그의 음악은 따뜻하다. 들으면 저절로 눈이 감기고, 깊은 숨이 뿜어져 나온다. 마음을 쉬게 하는, 맑고 순수한 자연을 닮았다. 영혼을 울리는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사진)가 가을 콘서트 '레이크 루이즈(Lake Luise)'로 한국을 찾는다.

'레이크 루이즈'는 아름답고 익숙한 곡이다. 유키 구라모토는 지난 1986년 첫 피아노 솔로 앨범 '레이크 미스티 블루(Lake Misty Blue)'를 발표했는데 수록곡 중 '레이크 루이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데뷔에 성공했다. 이번 콘서트는 '레이크 루이즈' 발매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오는 9월 한국을 다시 찾는 유키 구라모토를 이메일로 먼저 만났다.

그는 '레이크 루이즈'를 자신을 구해준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일본 명문 도쿄공업대학에서 응용물리학 석사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학자와 음악가, 선택의 기로에서 그는 어렵게 음악가의 길을 택했고 '레이크 루이즈'는 그 길을 활짝 열어줬다.

"1984년 제 상황은 음악가로서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그다지 좋지 못했죠. 어떻게 해서든 좋은 피아노곡을 만들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허덕이는 느낌이었어요. 그 와중에 신의 부름처럼 만들어진 곡이 바로 '레이크 루이즈'입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나를 알린 곡이자 세계에서 인정받게 해준 곡이기도 하죠."

'레이크 루이즈'는 물에 대한 동경을 담았다. 유키 구라모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테마다. "저는 폭포나 신비한 호수에 끌리는 것 같아요. 제가 자란 곳에서는 좀처럼 아름다운 호수나 바다를 볼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물에 대한 동경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의 음악은 '평안함'을 추구한다. 늘 따뜻하고 마음을 울리는, 서정적인 음악을 고수해 왔다. 그에게 다른 장르를 작곡할 계획은 없는지 물었다.

"한국 요리 전문, 이탈리아 요리 전문 셰프라고 하더라도 다른 나라 음식을 먹겠지요. 저도 다른 장르의 음악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 전문 분야를 위한 양식으로 참고하죠. 일에 있어서는 제가 전문이라고 할 수 있는 분야를 갈고 닦아 지키는 것이 기본이겠지요. 다른 장르에 욕심내기 전에 이 장르에서 최고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내한 프로그램은 지난 30년동안 발표한 곡 중 20여 곡을 엄선해서 들려준다. '로맨스(Romance)' '메디테이션(Meditation)' '포레스트(Forest)' '세느강의 정경(A Scene of La Seine)' 등 그의 대표곡이 모두 담겼다.

"피아노를 메인으로 이를 감싸는 현악기의 향취와 부드러운 울림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20여곡들 각각에 가장 적합한 악기 편성으로 구성했죠.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서정적이면서 감정의 기복을 느낄 수 있는 흐름으로, 듣는 재미가 있는 연주회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이다. 지난 1999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그의 첫 내한공연이 매진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내한공연까지 모든 콘서트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저에게 가장 소중한 나라입니다.
일본에서 멀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키 구라모토의 가을 콘서트 '레이크 루이즈'는 오는 9월 1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