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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한끼=김밥' 공식 안 통해 브랜드화 열풍에 서민 부담 커져

7월 전체 생산자물가지수 전년 동월비 0.3% 하락
분식물가는 3.3% 올라

서민들의 아침 때우기용인 1000원짜리 김밥이 4000원짜리 프리미엄급 김밥으로 재탄생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졌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담없이 한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서민들의 주머니 부담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분식 및 김밥전문점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다. 앞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불어닥친 지난 6월 서비스 물가 전반이 타격을 받았던 것과 달리 '분식 및 김밥전문점의 생산자물가'는 유독 꺾이지 않았다. 전체 우리나라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분식 및 김밥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은 쉽게 말해서 김밥점에서 김밥을 만들고 파는데 드는 생산비용이 그 만큼 뛰었다는 얘기다. 여기엔 식재료, 가게 인테리어 비용, 인건비, 매장임대료 등이 포함된다. 분식 물가지수는 한은이 지역별로 11개씩 선정한 100여개 일반 분식점 및 김밥전문점을 매달 모니터링해 종합한 가격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분식 및 김밥전문점 물가는 올 들어 7월까지 월평균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 서비스업 전체의 생산자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분식 물가의 오름세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햄버거 및 피자전문점은 1.1%, 치킨전문점은 0.7%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물가로, 통상 1∼2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사실 김밥을 포함해 분식 생산자 물가는 제조와 판매가 즉각 이뤄지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에 바로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고봉민 김밥, 바르다 김선생 등 고급 김밥을 표방한 김밥들은 한 줄에 3000~4000원대다. 최근에는 한 줄에 1만원이 넘는 김밥도 등장했다. 500~1000원짜리 학교 앞 떡볶이도 죠스 떡볶이, 국대 떡볶이, 아딸 등 다양한 브랜드로 바뀌었다. 가격도 높아졌다. 즉석떡볶이나 동대문엽기떡볶이 등 1인분에 1만원을 웃도는 떡볶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분식의 프랜차이즈·고급화 흐름은 고객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분식서비스업의 향상이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저렴한 끼니를 찾는 소비자들에겐 부담된다는 시각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김밥이나 떡볶이는 원래 대개 영세한 일반 분식점들이 중심이었는데 최근 프랜차이즈 김밥전문점이 속속 확대되면서 기저효과로 물가 오름폭이 크게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101.43으로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4개월 만의 내림세다. 7월 중 국제유가(월평균, 두바이유 기준)는 이란 핵협상 타결, 중국경기 둔화 우려, 달러화 강세 등으로 전월 대비 8.9% 하락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