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를 맞아 해외 및 대체투자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공부문이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국내 증권사와 운용사 등을 참여시켜야만 전체적인 금융산업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서울국제파생상품 컨퍼런스'에 참여해 "국내 연기금 규모가 커가면서 해외·대체투자는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의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연기금 등이 오래전부터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대체투자를 꾸준히 확대하는 것과 비교해 국내 공공 연기금들은 최근 들어서야 본격적인 투자 다변화에 나서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미국 예일대학은 1980년대부터 채권투자 일색 투자에서 벗어나 주식뿐만 아니라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 안정적 수익달성이 가능한 다양한 대체투자처에 주목하며 비전통 투자자산 비중을 80% 가까이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 20여년간 기금규모는 23배 성장했고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16.3%를 기록했다.
황 회장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대응해 장기 안정수익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관련 수요의 증가는 필연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세계 3대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은 2000년대 들어서야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를 시작했고 내년 처음으로 헤지펀드에 신규 투자하기로 예정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기금·공제회 등 공공부문이 자체적으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추기엔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금융투자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 운용사들에게 경험과 실적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국내 금융산업 역량이 강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갖춰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운용사 역시 철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리서치, 운용, 자산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대체투자를 하기 위해선 입찰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국내 자산운용사는 아직 관련 분야의 경력이 일천한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증시 급등락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해외투자·대체투자에 대한 역량강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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