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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TV 이전 상장 '빨간불'

금융당국, 회계처리 기준 위반 의혹 감리 착수
사실 판명땐 상장 물거품

판도라TV가 과거 자회사 합병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이 감리에 착수했다.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목적으로 회사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회계처리 했는지를 가리려는 조치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판도라TV의 코스닥 이전 상장도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판도라TV는 전날 하나머스트3호스팩(SPAC)과의 합병 기일이 당초 10월 20일에서 11월16일로 연기됐다고 공시했다.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합병 주주총회 역시 10월12일로 변경됐다.

앞서 한 차례 합병 일정을 미룬 데 이어 또 다시 합병을 연기한 것이다. 판도라TV는 스팩과의 합병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판도라TV가 재차 합병 일정을 변경하게 된 이유는 자회사 합병 절차 중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10월1일 자회사인 KMP미디어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산가치를 설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합병 절차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회계기준을 임의로 적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감리에 착수했다.

과거 판도라TV는 KMP미디어의 자산·부채 장부가액(5억200만원)과 순자산 공정가치(82억3500만원)간 차액 77억3300만원을 영업권으로 계상했다. 계열사 간 합병할 때는 기준으로 장부가치와 공정가치를 모두 적용할 수 있다. 문제는 합병대상의 자산과 부채를 공정가치로 회계처리 하는 경우 당기손익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금융당국은 순자산 공정가치와 이전대가간 발생한 차액(76억8100만원)을 이익잉여금이 아닌 자본잉여금으로 증가한 것으로 회계처리 한 점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시 IFRS 체계에서 합병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이 정확히 명시되지 않아 판도라TV 내부적으로 판단한 회계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초 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했을 때만 해도 이 부분을 문제 삼지 않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서 모호한 회계처리 기준을 적용한 것에 대해 감리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감리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판도라TV의 상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코스닥 시장 상장규정 제9조'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의 감리 결과 과징금, 증권발행 제한 등의 징계를 받게 되면 상장예비심사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상장 후라도 감리 결과 징계를 받게 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돼 거래소가 상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