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클리닉'과 같아 제대로 치료해줄 수 있는 기업 찾아 육성"
지역사정 밝은 기관과 협업 통해 성과 내야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
【 청주(충북)=최갑천 기자】 "수많은 환자들 가운데 우리가 제대로 처방하고 치료해줄 수 있는 환자를 찾는 게 창조혁신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창조혁신센터를 '클리닉'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윤준원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54)은 6개월간의 경험을 통해 창조혁신센터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지난 2월 출범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총괄하는 자리를 맡은 이후 고민에 빠졌다. 막상, 정부 주도로 창조혁신센터가 탄생됐지만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지 막막했던 것.
윤 센터장은 "센터장을 맡으면서 정부가 던진 창조혁신센터라는 숙제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부터가 화두였다"며 "대기업의 벨류체인(가치사슬)과 지역 산업생태계와의 결합을 통해 중소기업 한계 돌파, 벤처창업 활성화, 청년고용 촉진을 달성하는 방향으로 접근방식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나아갈 명제는 분명해졌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방안을 도출해야 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서 윤 센터장은 창조혁신센터를 병원 클리닉으로 정체성을 잡았다. 그는 "기존에 이 지역에 중소기업청이나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테크노파크라는 병원이 있었다면 창조혁신센터라는 새로운 클리닉이 들어선 것"이라며 "환자들(중소기업)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관점에서 윤 센터장은 기관 간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사실, 센터 입장에서는 지역 사정을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보니 기존 기관들의 도움이 절실했다"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육성하려는 태양광과 뷰티, 바이오 분야에 적임자인 박사 2명을 충북테크노파크에서 지원해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입장에서는 누가 지원하든지 제대로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 사정을 빨리 파악하고 조기에 높은 성과를 얻으려면 혼자보다는 협업 플레이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현재 6개 분야에서 45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지원기업을 최소 100개까지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어떤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임상 경험만큼 좋은 게 없다"며 "45개 기업도 막상 지원하다 보니 일부는 너무 망가져 있는 곳도 있더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우선 지원 희망기업의 재무제표부터 파악해서 멘토링하는 게 중요하다는 경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센터장은 2% 부족한 유망기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상담기업 중에는 사업 아이디어도 없이 무작정 특허나 사업비를 지원해 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많다"며 "창조혁신센터는 아프다고 다 도와주는 구휼기관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100개 기업을 지원해 2~3개의 성공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무작정 외형을 늘리기보다 될 만한 기업을 찾아 내실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센터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1986년 LG증권에 입사해 LG그룹 경영지원실장, LG텔레콤 마케팅실장, LG유플러스 PM사업본부 마케팅추진실장, 미디어로그 대표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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