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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2016년형 올 뉴 쏘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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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세단이라 믿기 힘든 정숙함

[시승기] 2016년형 올 뉴 쏘렌토

지난해 기아차는 3세대 쏘렌토(올 뉴 쏘렌토)를 내놓았는데, 1년이 흐른뒤 지난 8월에 옵션을 업그레이드한 '2016년형 올 뉴 쏘렌토'(사진)를 새로 출시 했다.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은 바로 이 차다.

시승차는 올 뉴 쏘렌토 중에서도 'R2.2 디젤 4WD' 모델이었다. 이 차를 한마디로 표현하지만 마치 에쿠스 같은 SUV였다. 외장은 육중한 SUV이지만 내장은 대형 세단처럼 고급스러움이 잔뜩 묻어난다. 승차감과 주행소음은 디젤 세단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숙하다.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은 민첩했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차가 즉각 반응한다. 좀 더 깊게 밟자 202마력의 엔진이 커다란 차체를 도로위에서 쏘아낸다.

가속성은 탁월하지만 승차감은 무른편이다. 과속방지턱을 통과할때도 소위 차가 '튄다'는 느낌을 최대한 억제하고 구렁이가 담을 넘듯이 부드럽다. SUV다운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실망할 만한 부분이다.

이런 승차감은 올 뉴 쏘렌토가 지향하고 있는 바를 명확히 말해준다. SUV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야수성을 버린 대신, 테헤란로를 질주하는 말쑥한 수트차림의 비즈니스맨을 택한 것이다.

조수석의 왼쪽편에는 운전자의 동승자가 앉을 시트의 포지션을 조정할수 있는 '워크인 디바이스'가 붙어 있는데, 이는 고급세단에서 볼수 있었던 '세련된' 옵션이다.

우레탄 소재의 대시보드는 가죽 느낌의 문양과 실밥 장식으로 마감돼 있다. 다양한 편의장치들은 100점을 줘도 아깝지 않다. 차선이탈방지, 사각지대 경보 장치와 주차시 주변을 보여주는 360 어라운드뷰 시스템, 정차시 시동이 꺼지는 스탑앤고 등 최신 기능들을 모두 갖췄다.

특히 차안에서 가정용 220V 전원을 출력해주는 기능과, 센터페시아 하단과 뒷자석 앞쪽에는 USB 단자와 다수의 시거잭이 제공돼 각종 전자기기들을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되어 있다.

외관으로 넘어가보자. 1세대 남성적인 취향은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한눈에 보기에도 육중한 체구이지만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흐르는 선을 가지고 있다.
마치 바람으로 얼음을 깎아 만든듯 매끄러운 외형은 고급스러운 내장과 조화를 이룬다.

국산차라는 편견을 버리고 이 차를 바라보자. 가격 경쟁력까지 생각한다면 동급에서는 아마 적수를 찾기 힘들지도 모른다. 2016년형 올 뉴 쏘렌토의 가격은 2765만원 ~3365만원이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