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실태 조사 결과 고령친화기업 300곳 중 실버산업 진출 11% 불과
베이비붐 세대 퇴직, 연기금 확대 등으로 고령층의 소비여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실버산업을 성장기회로 삼으려는 준비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실버산업에 대한 기업의 대응실태와 시사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실버산업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실버산업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2020년에는 15조달러(1경76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고령층 관련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는 선진국들과 달리 실버산업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가 최근 의약품, 식품, 의료기기 등 고령친화산업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버산업에 진출한 기업은 전체의 11.0%에 불과했다.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업도 24.4%에 그쳤다. 나머지 64.6% 기업은 '향후에도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실버산업 진출을 꺼리는 이유로 '노하우 및 관련정보 부족'(47.7%)과 '체계적 육성정책 미비'(30.8%) 등을 꼽았다.
국내 고령화 속도가 다른 선진국을 앞서는 데도 실버산업은 뒤쳐지는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2012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에 대한 실버산업 비중은 일본 85.2%, 독일 59.1%지만 우리나라는 47.7%에 그쳤다.
정부의 고령화정책도 노인층의 보건·복지지출에 치중한 나머지 실버산업 육성은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올 현재 '100세 사회 대응 고령친화제품 연구개발 R&D 사업'의 투자 예산은 40억 원이 전부다. 전체 보건의료 R&D 투자액(4535억 원)의 약 0.9%에 불과하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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